"너만 생각하냐" "집콕만 하나"… '사회적 거리두기' 갈등 심화

      2020.04.14 17:48   수정 : 2020.04.14 18:10기사원문

#. 직장인 권모씨(30)는 최근 한강에 다녀온 사진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다가 바로 삭제했다. 댓글로 "이 시국에 나들이 다녀온거냐" "사회적 거리두기 안하는거냐"는 비난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권씨는 "사람도 별로 없는 평일이었고, 마스크 끼고 잠깐 앉아있었던건데 억울했다"며 "어차피 출근도 계속 하는데 그정도는 외부활동은 이제 괜찮은것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기적" vs. "지나친 비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시 이후 온라인 등에서 외부활동을 두고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선거일이자 휴일인 15일에 나들이를 계획한 시민들도 '심각성을 모른다'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언제까지 집에 있어야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1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정부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7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외부활동을 시작하는 시민들도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주말 벚꽃 명소와 한강공원 등엔 나들이 인파가 몰리면서 아직 끝나지 않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들은 "누구는 안답답해서 안나가냐"며 "함께 참여해야 빨리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올 수 있는데, 고생하는 사람들만 고생하고 나가는 사람들은 이기적인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인 서모씨(26)는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나들이나 모임, 취미생활 정도는 미뤄도 전혀 지장없는데 SNS에 자랑인것 처럼 올리는 사람들을 보면 '나만 안나가고 있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긴장 느슨?..."아직은 주의할 때"

반면 일부 시민들은 외부에서도 오히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직장인 이모씨(46)는 "매일 출퇴근하면서 꽉 찬 지하철을 타고, 점심시간 여의도에는 좁은 식당에서 마스크 벗고 밥먹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며 "차라리 한강공원 같은 곳은 사람들이 많아 보이지만 대부분 거리유지를 잘 하고 있어 출퇴근길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등산을 가려했던 김모씨(32)도 고민에 빠졌다. 김씨는 "나가도 나간다고 주위에 말도 못하겠고, 딱히 밀집된 곳이 아닌데도 SNS에 올리기 눈치보인다"며 "확진자도 확실히 줄었고, 주로 해외유입자들에게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외부활동으로 비난받는 일은 줄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낮은 수준의 확진자 통계가 나오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과거보다 긴장이 느슨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개연성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 지침대로 당분간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스스로 규범을 지켜야할 때"라고 당부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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