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 임상실험서 획기적인 효과
2020.04.17 14:04
수정 : 2020.04.17 14: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개발중인 항바이러스 약품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 획기적인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되면서 제작사의 주가가 16% 넘게 폭등했다. 개발사측은 아직 안정성을 입증할만한 자료가 부족하다며 아직 효과를 확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렘데시비르 개발사인 길리어드의 주가는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장중 2.56% 오른 뒤 장외 거래에서 16% 가까이 뛰어 주당 89.10달러를 기록했다.
1987년 미국에서 설립된 길리어드는 1996년 개발한 타미플루를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치료제로 공급해 유명세를 탔다. 렘데시비르는 약 10년 전에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기획된 약물이나 경쟁 약물 수준의 효과를 내지 못해 개발이 중단됐다. 해당 약물은 코로나19와 유사한 중동호흡기증후근(메르스) 치료에 효과를 보이면서 최근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기자회견에서 렘데시비르와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을 언급하고 이들 약품의 사용 승인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길리어드는 지난달 기준으로 세계 각지의 치료 병동에서 6건의 임상실험을 진행중이고 이 가운데 4건이 3단계 임상 실험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공동 연구팀은 이달 11일 국제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을 통해 렘데시비르 임상 실험 에서 53명의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10일간 약품을 투여했더니 36명(68%)의 호흡곤란 증상이 나아졌다고 밝혔다. CNBC에 의하면 길리어드는 이달 안에 중증 환자 2400명에 대한 실험결과를 발표하고 다음달에 경증 환자 1400명에 대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미 정보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에 의하면 이달 8일 기준으로 전 세계 158개 기업과 연구소 등이 156종의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클래리베이트는 14일 발표에서 인공지능 분석 결과 렘데시비르가 앞으로 2년 6개월 내에 89%의 확률로 상용화 될 수 있다며 코로나19 치료제 가운데 가장 빨리 상용화된다고 내다봤다.
이날 길리어드측은 미리 유출된 임상실험 결과에 대해 약의 효과를 검증하기에는 "통계적 검증력이 없다"며 자료가 더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날 워싱턴포스트(WP)는 영국에서 임상실험이 진행중인 항바이러스 물질인 EIDD-2801을 소개하고 렘데시비르와 유사한 약물이지만 혈관에 투여할 필요 없이 알약형태로 먹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IDD-2801은 미국에서 1단계 안정성 실험이 진행중인 만큼 효과를 확인하기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릴 전망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