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 돌려달라".. 분신 시도해 실형받은 40대男의 사연

      2020.04.18 10:10   수정 : 2020.04.18 10:15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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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일당 중 5000원을 돌려달라고 항의하던 중 해고를 당하고, 건설사 사무실에서 분신을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배준현) 현조건조물방화미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46)에게 원심인 징역 1년6월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지난 2018년 12월 A씨는 B 인력사무소를 통해 C 건설사의 공사 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근무하게 됐다.

당시 A씨와 C 건설사 하청업체 사이 체결한 근로계약서에는 일당이 12만원으로 기재돼있었다.

하지만 A씨는 B 인력사무소로부터 일당 11만 5000원을 받게됐다.
격분한 A씨는 작업반장에게 찾아가 "일당 5000원의 행방이 의심스럽다"며 "새벽부터 일을 함에도 아침식사 조차 먹지 못했고, 주 52시간 이상 일을 했다"고 항의했다.

이듬해 1월 A씨는 돌연 해고를 당했다. 해고 다음날, A씨는 출입을 만류하는 공사 현장 사무실에 무단으로 침입한 혐의를 받는다.

또 미리 준비한 인화성 물질을 자신의 몸에 뿌린 후 분신을 시도한 혐의도 받는다. 다만 현장소장 D씨가 소화기로 진화해, 미수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전신의 31%에 2도~3도의 화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 A씨는 앞서 강도죄, 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수차례 실형을 살았다.

A씨 측은 1심에서 "사무실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고 애당초 범죄목적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다"며 "해고를 당해 극단적 선택을 할 마음으로 몸에 불은 붙인 것이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 재판에서 배심원 7명 중 6명이 A씨의 현조건조물방화미수 혐의와 건조물침입의 점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배심원들은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인 징역1년6월~31년 중 가장 낮은 형인 징역1년6월을 선고해달라는 의견을 재판부에 제시했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다수의 범죄 전력이 있는 자로서 누범기간 중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자칫 큰 인명사고나 재산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고 죄책이 무겁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일용노동자로 근무하면서 노임 등 근로조건에 대한 부당함을 느끼고 있던 와중에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방화 범행이 미수에 그치고, 피해가 크지 않다"며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해당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 정신질환을 앓아와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항소했고, 사건은 서울고법으로 왔다.


2심 재판부는 ΔA씨의 정신과 진단서 ΔA씨의 법정 진술 ΔA씨의 가정상황 등을 고려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해 형을 감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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