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긴급돌봄’ 급증… 사실상 등교개학에 교사 업무 가중

      2020.04.21 16:40   수정 : 2020.04.21 16:40기사원문
전국 모든 학급이 온라인 개학을 시작했지만 긴급돌봄 이용이 급증해 학교들이 우려하던 '사실상 등교 개학'이 현실화되고 있다. 교육당국은 방과후학교 강사 등을 학습도우미로 고용해 원격수업을 지원하라고 안내했지만, 결국 교사들의 업무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서울시교육청 긴급돌봄 운영 현황에 따르면 20일 기준 긴급돌봄 신청자 2만2511명 중 1만9170명이 등교해 참여율이 85.2%에 달했다.

온라인 개학 전인 지난 13일 1만7338명(참여율 73.8%)에서 11.4% 가량 늘었다. 지난달 2일 1만2776명(참여율 43.8%)과 비교하면 6400명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사실상 등교개학인 셈이다.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을 맞아 긴급돌봄에 참여하는 초등학생에게 학교에서 원격수업을 받을 수 있게 하자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더욱이 지난 20일 돌봄수요가 많은 초등 1~3학년이 개학하면서 수요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신청자 급증에 일선 학교들은 비상이 걸렸다. 개학 전 긴급돌봄 학생 60여명을 유지하던 동작구의 한 초등학교는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 16일 이후 신청자가 145명으로 2배 넘게 치솟았다. 이 학교 교감은 "학부모들께 일일이 전화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신청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해 21일에는 80명대로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신청자가 늘어남에 따라 긴급돌봄에 대한 지원 인력을 구해야 하는 점도 고민거리다. 교육당국은 돌봄교실을 정규수업시간과 하교 이후 시간으로 나눠, 수업 시간에는 방과후학교 강사를 학습도우미로 활용해 원격수업을 지원하고 하교 이후 시간에는 돌봄전담사가 학생을 관리하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여전히 긴급돌봄에 투입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오후 5시~7시의 경우 시간제 돌봄전담사의 근무가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다. 원격수업 준비와 그에 대한 피드백으로 분주한 상황에서 결국 선생님들의 업무가 더 가중되는 것이다.


일부 학군이 좋다고 소문난 지역의 경우 원격수업 기간 동안 운영할 돌봄교실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 돌봄교실 전담 교사는 "교육부 안내 지침에는 원격수업 교실을 돌봄교실로 쓰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는데, 신청 학생 수가 많아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여건상 추가로 긴급돌봄 신청을 받기 어려운 곳들이 있으며,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파악된다"며 "지역 마을돌봄 기관 등을 활용해 총체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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