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세계 식량 위기 임박, 2억5000만명 굶어
2020.04.22 14:29
수정 : 2020.04.22 14: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지면서 국제적으로 약 2억5000만명이 심각한 식량 부족에 시달린다는 전망이 나왔다. 주요 20개국(G20)은 이와 관련해 식량 공급망이 붕괴되지 않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식량위기에 대한 제 4차 연례 글로벌 보고서’를 통해 심각한 기아로 고통 받는 인구가 지난해(1억3500만명)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 상황이 길어질 경우 예멘, 콩고민주공화국, 아프가니스탄, 베네수엘라, 에티오피아, 남수단, 수단, 시리아, 나이지리아, 아이티 등 약 10개국이 분쟁이나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식량 부족 사태를 겪을 것으로 추정된다. WEP는 특히 남수단을 지적하며 이미 지난해 인구의 61%가 식량 부족으로 인한 위기 상황에 놓였다고 밝혔다. 이어 동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일부 지역은 코로나19 발생 전부터 이미 가뭄이나 메뚜기 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대표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화상회의에서 “우리는 몇 달 안에 대규모의 복합적인 기근들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 쪽에 시간이 없다. 현명하고 빠르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G20 농업장관들도 특별 화상회의를 열어 코로나19에 따른 식량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국경을 넘어 농업과 식품 생산에 필수적인 식량, 상품, 투입물의 지속적 흐름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한 긴급 조치들은 반드시 표적이 잡힌 비례적이고 투명한, 일시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장관들은 "이들 조치가 불필요한 무역 장벽을 조성하거나 세계 식량 공급망에 차질을 일으켜선 안 된다"며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도 부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 시장에서 과도한 식량 가격 변동성을 초래하거나 많은 세계 인구의 식량 안보와 영양을 위협할 수 있는 모든 부당한 제한 조치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 세계 주요 곡물 재고가 아직 충분한 상황이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혼란으로 식량 공급망이 압력을 받고 있으며 신흥시장의 노동자들이 수입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