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門 열면 뭐해? 학생도 없는데"… 무너진 대학상권, 한숨 쉬는 자영업자
2020.04.22 17:54
수정 : 2020.04.22 17:54기사원문
22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화여대와 서강대 등에 이어 명지대와 한성대도 2020학년도 1학기 전체에 대해 원격 수업을 진행한다.
■"50일 만에 영업 재개했는데…"
이날 서울 서대문구 이대 인근 상권은 텅 비어 있었다. 한창 사람이 붐빌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거리에 음식 냄새는 풍기지 않았다. 평소 맛집으로 소문이 났던 음식점들조차 손님은 반도 차지 않았다. 가게 문을 열지 않은 매장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한 의류매장 상인에게 "아직 영업할 시간대가 되지 않았냐"고 묻자, "장사가 되지 않으니 닫은 곳이 많다"며 덤덤한 투로 답했다. 문 닫는 가게가 많아지는 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일부 업종은 영업을 재개했지만 매출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고 상인들은 전했다.
27개 방을 보유하고 있는 한 코인노래방은 지난 3월 1일부터 휴업하다가 지난 20일 영업을 재개했다. 이날은 영업을 재개한 지 3일째 되는 날로, 첫날에는 12만원, 다음 날은 8만원을 벌었다는 것이다.
이 노래방을 운영하는 60대 정모씨에 따르면 한달 임대료는 500만원이다. 이마저도 건물주가 100만원을 깎아준 것이지만, 2개월 간 임대료를 내지 못했다. 장기간 휴업하면서 소득이 없었던 탓이다.
정씨는 "50일 여일 만에 들뜬 마음으로 영업을 재개했는데 손님은 오지 않더라"며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상권이 다 죽은 상황에서 타개책을 찾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학생이 없는데 손님이 있겠나"
신촌 인근에 위치한 서강대 상권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서강대는 연세대나 이대에 비해 신촌 중심 상권에서 벗어나 있다. 대학의 현장 수업 여부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13년 간 서강대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70대 이모씨는 "코로나19에도 카페는 붐빈다는 기사 많은데, 그건 다 프랜차이즈 이야기"라며 "상식적으로 학교에 학생이 없는데 손님이 있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수업 전 인쇄물을 출력하는 학생들로 붐볐다는 인쇄소 관계자도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온라인강의 여파로 교재를 제본하고 과제물을 인쇄하던 학생들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38년간 인쇄소를 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당장 이 상황을 극복할 방법도, 희망도 없다. 2학기가 개학할 때까지 버텨볼 수밖에"라고 말끝을 흐렸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