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업용 부동산 시장 악화일로… 中 바닥찍고 회복 조짐

      2020.04.23 18:20   수정 : 2020.04.30 13:19기사원문
【 베이징·서울=정지우 특파원 홍창기 기자】코로나19 충격으로 세계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함께 위축되고 있다. 암울한 전망에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기 때문에 부동산 거래도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요국의 부동산 투자자들이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면서 부동산 시장도 회복되는 분위기다.

■직격탄 맞은 美 상업용부동산·주택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2020년 수정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로 전망했다.
올해 1월의 3.3%보다 -6.3%포인트 하향 조정한 수치다. 이는 IMF가 공식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0년 이후 가장 낮다. IMF는 세계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4월에도 -1.3%라고 관측했었다. 이는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이 금융위기 당시보다 엄중하다는 것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세계 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결과를 보일 것"이고 말했다.

이처럼 세계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신중해졌고 이는 부동산 수요의 둔화로 연결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SCMP는 영국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 프랭크를 인용, "성장세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동산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현금흐름과 공급망 우려 등 불확실성 수준이 높아지는 것도 부동산 수요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미국은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확산과 미국 경제전망 악화로 상점과 음식점이 임대료 때문에 문을 닫으면서 상업용 부동산 거래도 줄었다.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칸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2008년도 주택 시장 침체와 비슷한 과정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로벌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활동의 급격한 위축을 전망하며 미국 비은행 상업용 부동산(CRE) 대출업계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주택도 코로나19 불황의 사정권에 들어갔다. 전미 부동산협회에 따르면 3월 미국의 주택매매는 전월대비 8.5% 줄었다. 4년6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진 수치다. 뉴욕, 워싱턴, 캘리포니아 등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미국 서부의 주택 매매는 13.6% 추락했다. 협회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주택 거래는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中 1분기 투자 -7.7% 후 회복 중

중국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웨이크필드가 40여명의 고위 부동산 투자자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가운데 20%가 올해 중국에 대한 투자 규모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늘릴 것이라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39%는 현행 유지를 선택했다.

쿠시먼앤웨이크필드는 코로나19 사태가 올해 부동산 거래 규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3월 고정자산투자 가운데 부동산 투자는 7.7% 감소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이미 경제정상화 시동에 들어간 점을 고려하면 2분기부터 반등의 기회가 올 수도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통제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의 신규 주택 판매가 회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관련 채권시장도 상승 여력이 있다고 풀이했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 국가통계국의 70개 도시 주택가격 자료를 집계한 결과 3월 평균 신규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12% 상승했다. 2월에 0.021%가 오른 점을 감안하면 상승 속도가 가팔라졌다.

중국 현지에선 최저 연 2%의 저리로 돈을 빌려간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가 이 자금을 주택 투자에 쓰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중앙은행 선전지행은 이를 주택시장의 과열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담보 경영 자금 대출 현황을 조사하라고 관내 은행에 긴급 지시했다.

■베트남 중개업소 80% 영업중단

베트남 부동산 시장 역시 코로나19 타격을 비켜가지 못했다. 핫스팟으로 불렸던 하노이와 호치민 등의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로 휴업상태다. 거래가 없어 3월이후 상당수의 베트남 부동산 중개업소도 문을 닫고 영업을 못하고 있다. 이런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 할 수 없다는 게 현지의 비관적 전망이다.

베트남 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부동산 중개업소 80%가 현재 영업을 중단했고 이 가운데 30%는 폐업했다. 나머지 20%도 온라인 영업으로 대신하는 상황이다. 호치민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급감한 1900여건에 그쳤다.


호치민시 내의 아파트 신규 공급은 2256가구로 지난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아파트 매매 임대 프로모션 행사도 대부분 올스톱됐다.
하노이는 아파트 매매 값과 임대료 모두 올해 초 보다 20~30% 하락했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고 현지 한인 부동산 관계자는 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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