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파동에 고개 숙인 與… 내년 재보궐 공천 어떻게

      2020.04.24 17:59   수정 : 2020.04.24 17:59기사원문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파문으로 포스트 총선 정국이 크게 요동치는 가운데 내년 4월 7일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가 주목을 받으면서 더불어민주당의 후보 공천 여부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가 오 전 시장 개인의 부적절하고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발생했다는데는 여야 모두 이견이 없는데다 민주당 당헌에도 이런 경우 무공천을 명시하고 있는 점도 공천이 주목을 받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이 현직 광역단체장이 집무실에서 20대 공무원 여비서를 성추행한 최악의 사건으로 1995년 민선 출범 이후 초유의 일로 불리는 점에서 향후 여당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 보인다.



민주당 당헌 96조에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게 되는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보궐 선거 발생 책임은 특정 정당이나 개인뿐 아니라 선거 재실시에 따른 국민 혈세 낭비 및 행정력의 이중 지원 문제 발생 면에서도 정치권에서도 이미 오랜 논란 꺼리다.
민주당 당헌도 이런 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선 국회의원 1명을 다시 뽑는 재보궐 선거 비용은 대략 1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광역단체장은 이보다 최소 10배 이상 크다는 점에서 수십억에 가까운 국민 혈세의 중복 낭비 문제가 이번에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다만 내년 부산시장 재보궐선거가 2022년 3월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이고 부산이 대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영남권 주요 전략지로 과연 여당이 약속을 지키겠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미 여당 게시판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나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이름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예비 후보로 거론되면서 재보선 열기가 예열되고 있어서다.

다만 여당에선 정치적 부담과 여론의 역풍을 고려해 이런 언급이나 가능성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보궐 선거 실시 책임에 따른 무공천 관련 당헌 내용에 대해 "(후보를 낼지 여부를) 아직 논의할 계제가 아니다"라며 "반성하고 자숙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당초 이날 오 전 시장 징계 문제를 다루려던 당 윤리심판원이 정족수 미달로 회의가 불발되면서 주말이나 다음 주 초로 미루기로 했다.


또 이인영 원내대표는 전날 윤호중 사무총장의 대국민사과에 이어 이날 국민 앞에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회의에서 "민주당은 오거돈 부산시장의 강제추행과 관련해 피해자와 부산 시민, 국민들께 깊은 사과 말씀을 올린다"며 "한없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최대한 빨리 윤리위원회를 열어 단호한 징계가 이뤄지게 할 것을 분명히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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