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공사 경영난에 아덴타워사업 8년째 ‘헛바퀴’

      2020.04.25 14:24   수정 : 2020.04.25 15:05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총체적 경영위기다. 제주관광공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2016년 2월 문을 연 시내면세점은 제주관광의 미래를 위한 씨드머니(종잣돈·seed money)는커녕 매년 적자를 기록하면서 오는 29일 폐점한다.

4년 동안 적자액이 154억원(2016년 43억원·2017년 45억원·2018년 38억원·2019년 28억원)에 달하고, 이 때문에 공사 운영비로 127억원의 혈세(제주도 보조금, 2017년 20억원·2018년 30억원·2019년 27억원·2020년 50억원)가 투입됐다.

■ 중국발 크루즈 단체관광객에 전적으로 의존 ‘한계’

109억원을 들인 제주항 국제선 출국장 면세점과 제주홍보관·우수상품 전시장도 2017년 7월 준공된 후 아직 개장도 못한 상태다.
2017년 3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정부의 ‘한한령(限韓令·중국 내 한류 금지령)’ 제재 조치이후 크루즈 단체 관광객이 모두 끊긴 탓이다.

당초 지정면세점 영업을 전적으로 중국발 크루즈 단체 관광객에 의존한 게 화근이었다. 제주도가 크루즈 선석 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기본은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한몫했다.

이 뿐만 아니다. 제주아덴타워 건립사업도 8년 넘게 헛바퀴다.

공사는 지난 2012년 2월 제주도에 제주시 노형동 옛 노형파출소 부지 407㎡와 건물을 ‘관광안내센터 운영과 옥외 광고탑 수익사업’ 용도로 활용하겠다며 도로부터 14억여원에 사들였다. 하지만 당초 계획과 달리 수익모델로 관광호텔이 제시되더니 논란 끝에 지하 3층까지 터파기 공사가 진행되다 중단된 채 지금껏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 관광호텔 추진 ‘헛발질’…“상반기 중 해법 내놓겠다”

관광호텔도 물 건너갔다. 당초 공유지 매입 목적과 다르게 공사가 민간 사업자와 협약을 체결한 것과 민간 사업자의 자금조달 여력, 사업 타당성 미흡이 원인이었다.

공사는 2015년 10월 사업부지에 대한 유치권 소송을 제기했던 시행사와 논의 끝에 실질적 피해 보상을 조건으로 합의하고 현장을 넘겨받은 상태다. 하지만 면세점 사업 안정화에 더 무게를 두다보니 지금껏 방치돼 왔다. 터파기 공사에도 이미 10억원이 투입됐다.


제주아덴타워 사업이 수년째 겉도는 동안 사업 예정지 맞은편에는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이 들어선다. 제주지역 최대 규모(30만3737㎡)이자 최고 높이(38층·169m)로 건설되고 있다. 연면적은 여의도 63빌딩의 1.8배에 달하고, 높이는 현재 제주지역에서 가장 높은 롯데시티호텔의 2배 수준이다.

공사 측은 이에 대해 올해 상반기 중 “관광안내센터와 옥외 광고탑 운영을 포함해 공공 이익을 최우선 과제로 아덴타워 부지 활용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내면세점 철수와 관련해 “서귀포시 성산항과 전남 고흥 녹동항을 잇는 1만3600톤급 여객선 취항 일정에 맞춰 오는 7월 중 성산항 내 지정면세점을 재개장하고,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있는 기존 지정면세점 활성화와 온라인사업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정면세점 지난해 매출액은 330억원대로 감소했고 순이익은 6억원에 불과하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업계가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지정면세점 폐점과 장기간 방치된 제주아덴타워사업에 대해 공사 차원의 책임 있는 자구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도민들의 혈세를 낭비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지방공기업인 제주관광공사는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각각 15억원·5억원을 출자해 20억원의 자본금으로 2008년 7월 설립됐다.
2012년까지 자본금을 100억원으로 늘렸으며, 조직 운영경비를 시내·지정면세점 운영 수익금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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