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 마포… 매수자는 ‘계약 파기’ 집주인은 ‘버티기’
2020.04.26 17:34
수정 : 2020.04.26 17:34기사원문
■거래량 '뚝'...용산 따라 본격 하락 조짐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 3~4월 들어 마포 아파트의 거래절벽이 심화하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마포구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11월 538건에서 12월에는 376건으로 줄어들더니 올 2월에는 207건으로 급감했다. 3월에는 절반 수준인 109건, 4월(4월 26일 기준)은 전 달의 9분의 1 수준인 13건에 불과했다.
현장에 있는 공인중개사들은 매수자와 매도자 간 매매가격 눈치싸움으로 거래가 끊긴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때문에 매수자가 가계약금 송금을 포기하거나 집주인이 가계약을 파기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현동 소재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한 매수인이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집주인과 15억원에 상의한 뒤 가계약금 1500만원을 보내기로 했는데 매수인이 갑자기 계약을 포기하겠다고 연락이 왔다"라고 말했다.
마포구 매수자들의 관망세는 매수우위지수로도 나타나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의 주간 매매시장 동향에 따르면 마포구의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2월 17일 103.6에서 3월 16일 91.8, 4월 20일에는 68.3으로 급락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아무래도 마용성으로 함께 묶이던 용산의 매매가격이 내려가고 있어 마포도 급락 조짐이라고 예상해 매수자의 마음이 변한 것 같다"라며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매수 대기자 중에서는 지난해 3월 시세인 11억 후반대까지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집주인, 급매물 거둬들이고 호가 유지
매수자들의 관망세에도 마포구 집주인들은 아직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권과 용산, 영등포, 동작 모두 4월 말 들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마포는 상승 폭만 다소 줄어드는 데 그쳤다.
마포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4월 첫째 주부터 0.02% 상승하더니 둘째 주에도 0.05%, 셋째 주 0.03%, 넷째 주 0.01%, 마지막 주에도 0.01% 상승했다.
여기에 최근 서부선 도시철도 사업도 가시화되고 있어 내놨던 매물마저 거둬들이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고 인근 중개사들은 설명했다. 서부선 도시철도는 은평구 새절역부터 명지대와 신촌, 여의도, 노량진을 거쳐 관악구 서울대입구역까지 총연장 16.15㎞를 잇는 노선이다.
북아현동 A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여의도 직주근접 수요를 예상하고 있어 지난주까지만 해도 14억5000만원에 팔린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호가도 이제 다시 15억~16억원 선으로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도시철도 증설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지속적인 상승은 한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전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고, 마포의 올해 오름폭도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서부선 도시철도 이외에 특별한 호재가 없는 한 투자자들은 시장 동향을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niki@fnnews.com 강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