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 더 매서운 고용한파..20대 '취포자' 3만명 증가
2020.04.26 17:45
수정 : 2020.04.26 17:45기사원문
정규직 취업은커녕 아르바이트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다. "정부가 비정규직을 대량 양산한다"는 비난을 각오하면서도 임시직 공적일자리를 대규모로 만든 이유다.
26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월 20대 구직단념자는 21만명으로 한 달 전보다 2만9000명 증가했다. 전체 구직단념자 증가분 4만4000명 가운데 65% 이상이 20대에서 늘어났다. 30대 구직단념자는 1만명, 40대는 6000명, 50대는 4000명 증가했다. 구직단념자가 20~30대 청년층에서 집중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구직단념자는 일할 의사가 있고 지난 1년간 일자리를 구한 적도 있었지만, 지난 한 달간은 고용시장 여건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을 일컫는다. 이들은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실업자로 분류하는 전문가도 많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직단념자는 실질 실업자로 볼 수 있다"며 "구직단념자가 20대에서 많이 늘었다는 점은 현재 고용시장 여건이 20대에게 특히 불리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20대 후반보다는 20~24세의 구직단념자 증가세가 컸다. 전달 7만명에서 3월 9만3000명 수준으로 2만명 이상 늘었다. 학력별로 분석해보면 초대졸(전문대 졸업) 이하에서 구직단념자가 많이 늘었다. 초대졸 구직단념자는 전달 대비 37%, 고졸 구직단념자는 15% 늘었다. 또한 남성 구직단념자는 1만5000명 늘어난 데 비해 여성은 3만1000명 증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뜩이나 악화될 대로 악화된 청년고용은 코로나19 이후로 신규 채용이 거의 일어나지 않으면서 더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구직단념자는 실업률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현실은 집계된 실업률보다 훨씬 안 좋을 것"이라며 "전반적 경기상황이나 노동시장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이 같은 청년고용절벽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최대 20만명분의 공적 청년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또한 청년을 채용한 특별고용지원업종의 중소중견기업에 1인당 최대 100만원씩 6개월간 보조금을 매달 지원키로 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