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 아파트값 2개월째 '뚝'…본격 하락세 침체기 진입하나
2020.04.27 06:06
수정 : 2020.04.27 10:29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전국 랜드마크 아파트값이 2개월째 하락했다.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며 본격적인 침체기에 빠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27일 KB부동산에 따르면 4월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113.1로 3월(114.14)보다 0.91% 하락했다.
KB 선도아파트 50지수는 매년 12월 기준 전국 시가총액(가구 수X가격)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시가총액 변동률을 지수화한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코스피200' 지수와 비슷하다.
부동산 시장이 선도아파트 50지수를 주목하는 이유는 일반적인 시장 동향보다 한발 앞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수는 서울 집값(한국감정원 기준)이 하락 전환한 2019년 1월보다 한 달 앞서 내림세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상승장에서도 두 달 먼저 움직였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제 활동 위축이 부동산 거래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해 매수자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는 선도아파트 50지수가 2개월째 하락하고 낙폭도 가팔라져 시장 침체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매가격 전망지수도 3월(99)보다 4월(86) 더 낮게 나타났다. 집값 하락 의견이 더 많아진 것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는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낙폭을 키우고 있다. 선도아파트 50지수에 포함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전용 82㎡)는 최근 20억원선 아래까지 떨어졌다. 19억5000만원의 매물도 쏟아지면서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2억원 가까이 떨어진 것. 종전 최고가인 지난해 12월 실거래가(24억3000만원)보다는 약 5억원 하락했다. 잠실주공과 함께 강남권 재건축 바로미터로 꼽히는 강남구 은마아파트 역시 비슷한 추세다.
강남 재건축에서 시작한 하락세는 서울 일반 아파트는 물론 수도권까지 확산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 매매가격은 0.02% 하락했다. 수도권 전체가 하락한 것은 약 1년 만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하락세가 강남에서 비강남권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라면서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면서 투기 수요 규제는 올해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경기 침체 국면에서 부동산 시장도 하락세가 상당 기간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약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의 설문 조사 결과도 시장 침체기 진입에 힘을 보탠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최근 전문가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0.8%는 "향후 1~2년간 급락 후 점진적인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답했다. 18.8%는 침체기가 3~5년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실장은 "코로나19의 영향이 과거 경제 위기와 비교해 영향이 작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과감한 선제 대응이 없으면 시장 상황은 최악으로 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실장은 "모든 정책 수단을 망라해 효과적인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