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유민 아빠' 등 세월호 유족 사찰 정황…사참위, 수사요청

      2020.04.27 10:09   수정 : 2020.04.27 11:02기사원문
지난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6주기 기억식에서 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0.4.16/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세월호 참사 당시 국가정보원이 유가족을 포함한 민간인들을 사찰한 정황이 확인됐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사참위 대회의실에서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에 대한 수사요청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참위는 "국정원의 세월호 유가족 등 민간인 사찰 및 개인정보 수집과 관련해 조사한 결과, 국정원법상 직권남용의 금지 및 직권남용죄 등 범죄 혐의에 대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어 검찰에 수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먼저 사참위는 세월호 참사 당시 딸 김유민양을 잃고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간 단식을 했던 김영오씨(53)에 대해 국정원 직원의 정보수집, 보고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사참위에 따르면 최소 2명 이상의 국정원 직원이 김씨와 관련된 보고서를 작성해 국정원 내부망에 보고했으며 김씨의 단식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수집한 내용이 중심을 이루었다.

더불어 사참위는 지난해 7월 국정원으로부터 세월호 참사 관련 동향보고서 215건을 입수해 조사한 결과 48건의 보고서가 유가족 사찰과 관련된 것임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사참위는 국정원이 유가족 관련 개인 사생활을 포함한 정보를 적극 수집하고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014년 5월 이후에는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에 대한 보고서가 작성돼 청와대 비서실장, 국정기획·정무·홍보수석에 보고된 사실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사참위는 국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세월호 참사 관련 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9건의 보고서가 여론 조작 및 정국 제언 형식과 관련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보수(건전) 세력(언론)을 통한 맞대응'과 '침체된 사회 분위기 쇄신을 위한 일상복귀 분위기 조성' 등의 제목으로 작성된 국정원의 보고서에는 정부를 비판하는 유족·시민단체를 보수언론과 논객을 통해 공격하고 세월호 추모 분위기를 공익광고 등의 캠페인으로 누그러트려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참위는 "(진상규명에 대한) 반대여론을 형성하고, 이슈전환, 정국 전환의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세월호 유가족과 민간인들에 대한 정보수집, 사찰을 진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 등에 보고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2017년 6월 출범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적폐청산TF(태스크 포스)는 국정원의 불법사찰, 정치개입, 여론조작 사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지만 세월호 관련 인물에 대한 사찰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더불어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에 대한 검찰 수사도 현재까지는 진행된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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