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위기는 이제 시작… 삼성·LG, 프리미엄 가전 점유율 확대 기회로"
2020.04.27 17:41
수정 : 2020.04.27 17:49기사원문
―코로나19 팬데믹이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이끄는 국내 TV·가전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은 어느 정도로 예측되나.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위원=삼성전자와 LG전자의 1·4분기 잠정 실적을 보면 1·4분기 영향은 미미했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본격화에 따른 소득과 소비지출 감소, 경기 침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 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올해 TV 판매 전망을 당초 전망 대비 7%포인트 정도 낮췄다. 수요 감소로 국내 가전 산업의 실적 감소도 나타날 것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가전보다 TV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심각할 것이다. 가전은 필수소비재 성격이 강하고 코로나19 국면에서 건조기, 의류관리기, 식기세척기 등 건강가전 수요가 증가해 생활가전 수요 둔화를 일부 상쇄하고 있다. 반면 TV는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높고 주요국 유통망 폐쇄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또 도쿄올림픽과 유로 2020 연기로 대형 스포츠 이벤트 효과도 소멸돼 타격이 더 크다.
▲임호기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산업지원본부장=최대 수요증가 요인인 도쿄올림픽 개최 연기에 이어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 등 해외 주요 가전전시회가 취소 또는 연기됐다. 미국, 유럽 등 전자제품 전문매장의 영업중단까지 겹쳐 2·4분기 수요 감소 폭이 가장 클 것이다. 2·4분기 가전 수출은 15억달러 수준으로 전년동기보다 2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TV·가전 산업 피해의 정점과 회복기는 언제로 예상하는지.
▲심=코로나19 확산과 각국의 대응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높다.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4월까지 진행되고, 5월부터 진정된다면 4~5월 수출이 대폭 감소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국내는 해외생산 대체 등으로 안정적인 생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수 중심 기업이 많은 생활가전 분야는 피해 정도가 낮을 것이다. 현재까지 국내 소비지출이나 부동산경기 등은 크게 위축되지 않고 있지만 전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국내 경기상황도 나빠진다면 내수시장의 경우는 2·4분기 이후 피해가 극대화될 가능성이 있다.
▲임=국내 가전산업의 수출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이다. 전체 수출의 35.5%를 차지한다. 이를 감안하면 4∼5월이 피해의 정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5∼6월에 관리가능한 수준이 된다면 2·4분기 말이나 3·4분기 초부터는 회복세로 진입할 것이다. 이후 유럽, 동남아 등의 정상화 시 회복세가 가속될 수 있다.
▲김=2·4분기가 (산업 피해의) 정점이 될 것이다. TV 출하량은 1·4분기보다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3·4분기부터 완만한 회복이 예상된다. 미국, 유럽 등 주요국 경기부양책으로 하반기에 이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최근 고효율 가전지원 정책 등의 일부 효과가 예상되고, 코로나19 확진자수 진정에 따라 2·4분기 내 오프라인 판매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TV·가전 산업은 어떻게 재편될 것으로 전망되나.
▲심=세계 가전시장은 한·중·일·미·독 등 주요국의 글로벌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코로나19는 글로벌 공급망과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글로벌 기업의 매출부진이 공통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낮은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국내 주요 기업은 수익성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 분야를 중심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어 코로나19 대응력도 해외 기업보다 높다고 판단된다. 수요감소로 매출과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나 코로나19로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춘 신제품 개발과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오히려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일 기회가 될 수 있다.
▲임=시장지배력이 있는 대기업과 일부 경쟁력 있는 중견기업은 언택트 방식의 온라인 마케팅 활용도가 커질 것이다. 그러나 신시장 진출이 필요한 대부분의 중견·중소기업은 온라인 마케팅으로 성과를 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대기업 집중도가 더 높아지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점유율은 줄고 온라인 비중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가상현실(VR)을 이용한 마케팅 방식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김=가전은 (코로나19 여파가 상대적으로 큰) 미국 월풀과 유럽 일렉트로룩스의 타격이 더 심각할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듯하다. TV는 중국 업체들의 경우 내수에 집중할 것이고 한국 기업들이 일본 업체들과 프리미엄 경쟁을 벌이겠지만 우위를 점할 것이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김규태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