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공급부족, 전세가율…하반기 집값 가를 3대 변수

      2020.04.27 18:14   수정 : 2020.04.27 18:14기사원문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코로나19 여파로 서울 아파트 시세가 약 10개월 만에 하락 전환하고 있지만 △초저금리 △공급 부족 △전세가율 등 3대 변수로 인해 하락세가 단기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은 △초고가아파트 대출규제 △종합부동산세 인상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 등 3대 악재로 인해 하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두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여당의 4·15 총선 압승으로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단 집값 약세에 좀 더 무게중심이 실리고 있다.



■저금리, 전세제도 "집값 하락 막아"

27일 잠실 송파동 부동산 중개사무소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 34평 중층 매물이 19억~19억1000만원대에 나오고 있다. 최근 18억8000만원대 급매물이 18억7000만원에 계약되자 매수자 문의가 늘고 있다.
리센츠, 파크리오, 엘스, 레이크팰리스, 트리지움 등도 지난주 1000만~7500만원 떨어졌다.

이처럼 강남 집값이 지난해 말 고점 대비 2억~4억원 이상 떨어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일부 강남 초고가아파트를 제외하고는 하락세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거래 자체가 많지 않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거래 역시 살아날 것으로 예상돼 이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에는 다시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는 "서울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강남 등 일부 초고가아파트를 제외하고는 크게 가격 하락이 없다"면서 "오히려 6억원대 아파트 가격은 오르고 거래도 늘고 있고, 집값이 주춤한 시기에 강남이나 용산으로 갈아타는 수요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집값 하락을 막는 주요 원인으로는 초저금리와 정비사업 규제로 인한 공급 부족, 전세금 상승에 따른 높은 전세가율 등이 꼽힌다. 현재 기준금리는 지난달 16일 0.5%포인트 떨어져 사상 첫 0%대인 0.75%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이 주춤하고 있지만 저금리로 인한 약 1000조원의 유동자금이 집값 하락을 받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생각보다 집값 하락세가 크지 않은 것은 초저금리로 인해 이자부담이 크지 않아 집주인들이 버틸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내외 경제상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집값이 U자가 될지, V자가 될지, L자가 될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절벽이 부동산 불씨 되나?

내년부터 심화되는 공급절벽이 집값 회복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 3년간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규제로 인해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서 내년 서울 입주예정 물량은 2만여가구로 크게 위축됐다. 이는 올해 4만2000가구 대비 절반 수준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급물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경제위기와 규제로 인한 가격억제 효과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에도 공급의 추가 확보가 어려운 점에서 실수요자들은 오히려 지금이 주택 구입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높은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집값 하락을 막아주는 저지선이라는 분석이다. 직방에 따르면 서울 2020년 1·4분기(1~3월 현재) 전세가율은 59.9%로 지난해 4·4분기 56.9%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두 선임연구위원은 "주택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 보니 관망세 속에서 향후 시장을 노려보자는 사람이 늘면서 전세수요도 늘고 있다"면서 "저금리와 전세제도가 부동산 시장 급락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실물경제 침체로 부동산 '먹구름'

반면 강력한 대출규제, 보유세 인상, 코로나19 사태 등 3대 악재로 집값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타격이 올 2·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세계 경기침체 역시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역시 2·4분기부터 하락 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강남 재건축아파트에서 시작된 하락세가 용산, 영등포 등 비강남권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라며 "총선이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상황에서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더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인호 KDI 경제전략연구부장도 "본격적인 실물경제 위기 데이터가 계속 나오고 있고, 글로벌 금융위기 때 전반적인 실물위기와도 비슷해 가격하방 압력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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