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현동 부지, 민간 매각하면 개발 무산 되풀이"
2020.04.29 13:08
수정 : 2020.04.29 13:08기사원문
한진은 지난 2008년 이 부지를 사들인 후 호텔 건립 등을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모두 불발됐다.
서울시는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송현동 부지 매입을 추진중이다. 종로구, 시민단체들은 이곳에 소나무 숲 조성을 제안했고, 이낙연 국회의원 당선자도 민속박물관 이전 공약을 내세우는 등 정치권을 비롯, 사회각계, 각층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중 송현동 부지 공원화를 추진 중인 서울시 이성창 공공개발기획단장( 사진)을 29일 서울시청에서 만나 입장을 들어봤다.
먼저 땅값이 상당할 것 같은데 서울시가 매입할 수 있는지와 목적을 물었다. 이 단장은 "가격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땅의 공적 가치가 높기 때문에 서울시가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려 한다"며 "서울 중심부에 위치한 매우 중요한 땅이지만, 사실상 지금까지 방치된 채 버려져 있었다. 역사도심 중심에 있는 이 땅을 시민과 함께 향유하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라고 답했다.
개발이 안 된 이유가 결국 규제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송현동을 포함한 북촌 일대가 모두 동일한 규제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이 일대는 북촌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제1종일반주거지역, 높이 12m(3층) 이하로 같은 규제를 받고 있다"며 "특히 송현동 땅 근처에는 바로 학교가 인접해 있는데, 학교상대보호구역은 호텔 등의 용도로 개발할수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민간 개발사들은 여전히 송현동 부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규제 내에서도 개발의 여지는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단장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며 엄격히 선을 그었다.
그는 "일부에서 주택지로 개발하겠다는 말이 있는데, 경복궁 옆에 주택이 들어서고 일부계층만 이 공간을 독점하는 것은 국민정서상 동의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이곳은 민간 재산권보다는 시민의 이익과 공적 가치가 더 우선시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의 이런 행보를 놓고 일부에서는 민간기업의 어려운 상황을 이용해 저가 매입을 시도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단장은 "이 땅의 입지, 역사, 장소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우선 하루라도 빨리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다른 활용에 대해 추후 논의하자는 차원에서 우선 공원화하기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