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유고설'에 진화나선 韓美..모호성은 가중돼

      2020.04.29 15:03   수정 : 2020.04.29 15: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한 여러 가지 추측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한·미 정부 당국은 대체로 "그의 신변에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확인해줄 수는 없지만 김 위원장의 유고를 부정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29일 현재 김 위원장은 벌써 18일 연속 공식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김 위원장은 올해만 해도 21일 연속, 19일 연속 미식별된 바 있다. 하지만 그 당시는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때와 지금의 상황을 동일하게 보긴 어렵다.

전날인 28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김 위원장의 유고 여부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다소 강한 어조로 "북한 내에 특이동향은 없다"는 정부의 입장을 거듭 밝혔고 특별한 부연 없이 "국민들은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발언은 정부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23일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특이동향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정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27일 4·27 판문점선언 2주년을 맞아 김 위원장과의 약속을 언급, 남북관계 개선을 시사했는데, 유고설, 와병설이 나오는 있는 가운데 나온 언급이라 정부 차원에서 김 위원장의 건재함을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말해 그가 곧 나타나 공식 활동을 재개할 것이란 관측에 설득력을 더했다.

또 북한의 최고존엄이자 의사결정권자인 김 위원장의 신변에 정말 큰 위기가 닥쳤다면 동아시아 정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관심도 많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지금처럼 '일단 두고 보자'는 식의 절제된 행동은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정은 유고설'은 김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 드러내지 않는 한 해소되기 어렵다. 다만 한·미 정부 당국은 이처럼 김 위원장의 자세한 건강 상황은 알 수 없으나 향후 그의 통치 행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쪽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한편 이날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날 '북한 당 정치국 회의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재임명된 것과 관련 그에게 공식 후계자 지위를 부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김 제1부부장이 올해 초부터 김 위원장을 대신해 한국과 미국에 대한 대외메시지를 발표하는 등 활동을 했는데 이를 "사실상 당의 유일지도체제를 책임진 '당중앙'의 역할이었다"고 평가하며 그가 김 위원장 신변 이상설 속에서 더욱 주목받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입법조사처는 "김 제1부부장이 여전히 정치국 후보위원이기 때문에 곧바로 후계자 지위와 역할을 부여받기에는 한계가 있고 따라서 김 위원장이 복귀한 후 한 차례 공식적 절차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법조사처의 분석은 김 위원장의 유고를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결국 김 제1부부장이 후계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즉 김 위원장이 생존해 있더라도 이전처럼 정상적 통치 행위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 셈이다.

또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에 대해 "나는 그것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세 번이나 반복하면서 "나는 그저 그가 잘 있기를 바란다"고 발언했다.
"김 위원장이 어떻게 지낸다는 것을 안다"며 그의 신변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느낌을 강하게 풍겼던 전날 발언에 비하면 모호성을 키운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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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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