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과 비교되자 뜻밖의 한마디

      2020.05.05 07:01   수정 : 2020.05.06 08:34기사원문
허은아 미래한국당 당선인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허은아 미래한국당 당선인 / 뉴스1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이미지 작업을 할 때 제일 중요한 건 '정체성'이에요. 정체성이 확실하면 누가 와서 콕 찔러도 내가 누군지 설명할 수 있거든요. 우리나라 보수가 아쉬운 건 그게 없다는 거예요. 훌륭한 역사와 사람이 있어도 '콕 찔렀을 때' 나오는 설명이 없어요. 보수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확실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허은아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48·여)은 '이미지 전략가'다. 이런 이력 덕분에 허 당선인은 '낡았다'는 보수의 이미지를 탈바꿈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으며 영입인재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지난 4·15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19번을 받았고, 미래한국당이 19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며 21대 국회에도 극적으로 입성하게 됐다.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 소장과 브랜드 컨설팅업체인 '예라고'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허 당선인은 이미지 컨설팅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증된 CIM(Certified Image Master) 학위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취득하기도 했다.


허 당선인은 5일 뉴스1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보수의 이미지'를 재건할 구상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 한국 보수에 이렇다 이미지가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콘텐츠 자체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미지 '밑천'은 있지만, 보수 진영 스스로 이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미지 공백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는 "정체성 기반을 설명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첫 번째"라고 말했다. 보수가 정체성 확립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보수 진영 스스로도 이미지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허 당선인의 설명이다.

허 당선인은 "내가 누군지 정체성을 정리하는 게 이미지에서 가장 중요하다. 보수 진영에는 훌륭한 역사적인 인물도 많고 정치적 자산도 있는데, 소속 의원들조차 정체성에 대해서 뚜렷한 설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다 보니 일반 유권자에게도 다가가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허 당선인은 이미지를 구축하는 작업이 절대 '알맹이 없는 외면 치장'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허 당선인은 "그동안 보수가 보여줄 내면이 없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미지 작업을 하지 못한 이유가 있었을 텐데, 그 이유까지 친절하게 설명하고 싶다. 또 국민들께서 궁금하시지 않게, 일하는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도록 이미지 변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허 당선인은 보수의 어떤 정체성을 이미지화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 허 당선인은 이달 초부터 당내 청년 정치인들과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당선인은 "보수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게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 중인데, 그동안은 국민들이 기다려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급하게 이미지를 만든 게 실수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전략가' 타이틀을 달고 있는 만큼 허 당선인은 자연스럽게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손혜원 열린민주당 의원과 비교되기도 한다. 허 당선인은 이에 대해 "손 의원은 이 분야에서 상당한 전문가이고, 특히 여성 전문가로서 존경했던 분"이라며 "그분과 비교되는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허 당선인은 "처음에는 당 이미지가 너무 좋지 않아서 영입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조국 사태' 때문에 이쪽을 다시 바라보게 됐다"며 "당장 우리 당과 보수가 국민에게 호감을 얻지 못하는 게 문제인데, 그 부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겠다는 생각에 사명감을 갖고 왔다"고 말했다.

허 당선인은 여성으로서, 그리고 엄마로서 '내 딸이 지지하고 싶은 정당' '내 딸이 자랑스러워하는 살고 싶은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허 당선인은 "내 딸이 지지하고 싶어하는 정당, 내 딸이 살고 싶어하는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고 싶다"며 "딸이 나중에 엄마를 돌아봤을 때 '엄마가 당당한 전문가였고 정치인이었구나' 생각하게 하려면 어디서든 딸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허 당선인은 국회 상임위원회는 전문 분야를 살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가고 싶었지만,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 사건이 터진 이후에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를 희망하게 됐다.


그는 "'n번방' 등 콘텐츠가 정말 심각한데 우리 딸이 만약 피해를 당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다"며 "특히 사회적 약자를 성적으로 착취하는 게 디지털 성범죄인데, 이걸 방지하는 법안을 만드는 게 시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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