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학행위 의혹 받는 교회 담임목사..."진심으로 죄송하다"
2020.05.06 15:41
수정 : 2020.05.06 15: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 동대문구 소재 한 교회가 '신앙 훈련'을 명목으로 교인들에게 자신의 인분을 먹도록 하는 등 가학 행위를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해당 교회가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여론은 이 같은 입장문 발표에도 해당 교회를 강제 해산시켜야 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입장이다.
빛과진리교회는 김명진 담임목사와 당회원 등 명의로 '더욱 사랑을 지향하는 교회가 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상처받고 아파하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6일 밝혔다.
교회 측은 입장문을 통해 "한때 같은 비전을 가지고 함께 기도하고 믿음의 공동체를 위해 땀 흘렸던 여러분들의 절규에 저희는 가슴이 먹먹하다"며 "여러분의 아픔에 더 귀기울이고 실제적인 도움을 줬어야 하는데 아직 부족한 우리 모습이 죄송할 뿐"이라고 했다. 이어 "특히 병상에 있는 자매님의 일은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최대한 돕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교회 측은 또 "숨쉬기조차 힘들지만 교회는 지금의 상황을 성경적인 사랑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겠다”며 “믿음의 자녀들이 서로 의견이 달라 법정에 서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부득이하게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진실을 밝히고 이 상황을 속히 해결해 보다 건강한 교회를 회복하겠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전날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는 빛과진리교회 탈퇴 교인 24명과 함께 빛과진리교회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평화나무 등은 빛과진리교회가 교인들에게 신앙 훈련을 이유로 가학 행위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회 측이 리더십을 길러준다며 자신의 자신의 인분을 먹도록 한 것을 비롯해 △공동묘지에서 매맞기 △차량 트렁크에 갇혀있기 △찜질방 불가마에 들어가 견디기 △돌아가며 매 맞기 등 엽기적인 행위를 신앙 훈련을 이유로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증언을 위해 모인 해당교회 전 신도들은 “훈련이라는 명목 아래 정신적 길들임을 당한 것”이라며 “일종의 ‘그루밍 범죄’를 저질러 온 김명진 담임목사를 법적으로 처벌하고 교회 역시 강제 해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교회로부터 지속적으로 가학 행위에 시달리다 장애 판정을 받은 교인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0월 한 교인은 신앙 훈련 명목으로 자행된 '잠 안 자고 버티기' 훈련을 받다 뇌출혈로 쓰러져 1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 이 사건은 서울북부지검에 관련 고소장이 접수됐다. 검찰은 지난달 10일 동대문경찰어세 수사지휘를 내려 경찰이 현재 이 사건을 수사 중이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