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 430명 검거 70명 구속…”잠입수사 활성화”
2020.05.07 12:09
수정 : 2020.05.07 14:07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경찰이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 사건을 비롯한 디지털 성범죄를 단속한 결과 430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70명을 구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특수본) 관계자는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날 누적 기준 디지털 성범죄 517건(피의자 430명)에 대한 검거 작업에 돌입해 62건(7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박사방 사건의 경우 피의자 20명을 입건했으며 이중 10명을 구속했다"며 "박사방 사건은 (성 범죄 등에 이어) 사기 혐의까지 드러난 상태라 사실상 수사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특수본에 따르면 피의자 430명의 연령대는 10대 134명, 20대 173명, 30대 90명, 40대 25명, 50대 이상 8명이다. 사실상 10·20대 젊은 세대가 디지털 성범죄를 주도하는 셈이다.
경찰은 현재 성 착취물 관련 제작 유포 3건을, 조직적 유포 12건도 수사 중이다. 여기서 성착취물 제작 유포 3건은 'n번방' '박사방' '프로젝트 N방' 등이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과 'Project N방' 운영자 배모군(닉네임 로리대장태범)은 구속된 상태다. n번방 운영자 닉네임 '갓갓'은 현재 검거되지 않았으며 경북지방경찰청이 그를 추적하고 있다.
특수본 관계자는 "최근 민갑룡 경찰청장이 언급했듯 갓갓을 피의자로 특정하기 위해 증거 자료를 수집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며 "다만 현 단계에선 청장이 언급한 수준 정도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경찰은 후원금 형태의 가입비를 지불해 박사방에 입장한 뒤 성 착취물을 내려받아 소지한 '공범들'도 수사하고 있다. 박사방 유료 회원 40명이 그 대상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유료 회원 피의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이들 유료 회원에 대한 수사는 서울지방경찰청이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사방 사건과 함께 수면 위로 드러난 '디스코드 성범죄'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소탕됐다"면서 "디스코드 수사 결과 10대가 많이 관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디지털 성범죄 잠입수사(위장수사) 허용 방안에는 "위장 수사가 활성화하려면 해당 법안이 입법돼야 한다"며 "공감대는 거의 형성됐다"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20대 국회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법안이 통과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이번 달 시작되는 21대 국회에서 위장 수사 방안이 정부 과제로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