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상반기 진정땐 내년 반도체 호황… 대규모 시설투자 앞당겨야"

      2020.05.07 16:39   수정 : 2020.05.07 16:39기사원문
반도체 시장은 전 세계 경제를 강타한 코로나19 거센 파고에도 흔들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산업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2·4분기에 확연한 진정국면을 보이지 않을 경우 하반기 반도체 시장이 급격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코로나19가 상반기 안에 진정세를 보인다면 내년 호황기를 대비한 대규모 시설투자 결정을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글로벌 반도체산업에는 아직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향후 전망은.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코로나19 영향으로 반도체 수요산업 비중이 빠른 속도로 변화할 것이다.
2016년 이후 기업용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올해 5G 통신 보급과 자율주행차 등 신산업 발전으로 그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스마트폰 비중이 감소하고 데이터센터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코로나19에도 PC·서버 시장을 중심으로 반도체산업은 정상적인 생산활동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의 매출이나 수익성은 나쁘지 않다. 코로나19 이후의 투자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올해 반도체산업 전망은 지난해 수준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팬데믹의 영향은 막대하다. 반도체 전방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은 스마트폰, 서버, PC 순이다. 코로나19 사태로 1·4분기 스마트폰용 반도체 출하가 전년 대비 30~40% 감소했다.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모두 마찬가지다. 그나마 1·4분기와 2·4분기 반도체 시황이 양호할 것이라는 근거는 서버 쪽이 예상보다 더 좋아 상쇄하고 있어서다.

―코로나19가 국내 반도체산업에 미칠 최상과 최악의 시나리오는.

▲김=코로나19가 조기 종식되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수준은 될 것이다. 그러나 3·4분기까지 코로나19 팬데믹이 진정되지 않으면 전반적 수요 감소로 반도체 수출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늘었지만 정상적 생활로 돌아가면 더 이상의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많이 감소했지만 역대 세번째 규모라 이 수준에만 도달해도 나쁘지 않다.

▲안=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의 경제적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다. 매출액은 작년보다 약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사회가 부각됐다. 비대면 사회는 초연결 사회다. 초연결 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것이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반도체다. 서버용 투자가 유행처럼 번질 것이다. 따라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지금보다 훨씬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당초 올해 PC, TV, 휴대폰 등 완제품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PC는 -5.7%, 스마트폰은 -8.7%, TV는 -7%로 전년비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을 바꿨다. 이것도 3·4분기에는 호전된다는 가정 아래 전망한 거다. 만약 하반기에도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관건은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진정 여부다. 스마트폰과 PC업체들이 2·4분기 들어 생산을 늘리고 있는데 수요 증가 때문이 아니라 1·4분기 부진을 만회하려는 심리에서다. 만약 2·4분기에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어느 정도 회복되지 않으면 재고 부담이 커질 것이고, 이럴 경우 3·4분기부터 반도체도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세계 반도체산업 구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나. 향후 시장지배력 강화전략은.

▲안=코로나19가 가져온 글로벌 공급망의 위험성으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산업이 지역별로 균형성장할 것으로 본다. 또한 원격업무, 원격교육 등의 수요 증가로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수적인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지금보다 더 확장될 것이다. 반도체 제조·공급망을 글로벌에 의존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일본 수출규제에 이어 다시 한번 일깨워준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상대적으로 낙후된 국내 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에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송=전반적으로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경제가 회복되면 소비패턴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시설투자는 보수적으로 집행해야 할 것이다.
반면 초미세공정과 차세대공정 분야의 연구개발(R&D)에 집중해야 한다. 재고도 최소화 전략으로 가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상반기에 진정될 경우 내년 메모리 호황에 대비해 시설투자를 올해 중반 안에 결정해야 할 것이다.

cgapc@fnnews.com 최갑천 조지민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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