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난지원금 '실수 기부' 신청화면 가이드라인 바꾼다
2020.05.12 14:02
수정 : 2020.05.12 16:12기사원문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김도엽 기자 =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첫날 잘못된 입력으로 의도와 달리 전액기부를 신청하는 이들이 잇따르자 정부가 카드사 신청화면 가이드라인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실수로 기부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은 행정안전부가 한 페이지에 긴급재난지원금 신청과 기부를 넣도록 가이드라인을 정한 영향이 컸다.
12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는 국민들의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재의 화면 구성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며 "곧 행안부와 금융위, 카드업계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관련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대 100만원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첫날이었던 지난 11일에 이어 12일에도 각 카드사 콜센터와 1대1 상담게시판에는 "실수로 재난지원금 기부 버튼을 눌렀다. 혹시 돌려받을 수 있는가"라는 문의가 줄을 이었다. 일부 카드사는 콜센터가 하루종일 마비됐을 정도로 문의가 많아 다른 업무를 처리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행안부에선 한번 기부하면 취소가 불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민원과 문의가 잇따르자 카드사들은 당일 신청분에 한해서 단 1회만 기부 취소나 금액 수정을 허용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수차례 정부에 신청-기부 페이지 이원화를 요청했는데, 정부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한 페이지에 넣는 안을 강행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실수로 기부하는 경우가 대거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정부 지침대로 만들 수밖에 없었고, 이후 가이드라인대로 만들었는지 검사도 받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었다"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전날 실수로 기부한 경우가 많이 나와서 신청-기부 페이지를 분리하겠다고 정부에 다시 말할 계획이었으나 눈치를 볼 수 없어서 고민 중"이라고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시스템 다운을 막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보고, 최대한 간결하게 만들어 시스템이 다운되지 않도록 한 페이지에 담으라고 가이드를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