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북 GP에 22분뒤 30발 응사...'늑장 대처' 지적
2020.05.13 13:05
수정 : 2020.05.13 14:27기사원문
우리 군의 조준 사격은 북한군 총알이 날아온지 22분만이다. 그러나 실제 원점사격이 이뤄진 지는 32분만이다.
13일 합참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7시 41분께 GP 근무자들이 GP 외벽에 섬광과 충격음을 들은뒤 상급자에게 보고하고 GP내 주 화기인 K-6로 즉각 응사했으나 기능이 작동되지 않았다. 따라서 옆에 있던 K-3기관총으로, 이어 K-6를 수동으로 전환시킨뒤 조준사격을 했다. 이때 우리 군은 30여발을 북한군에 사격을 가했다.
우리군의 첫 조준 사격은 피탄이 날아온지 22분만이라고 합참은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사격은 32분만에 이뤄졌다.
우리측 대응사격이 늦었지았았느냐는 지적에 대해, "당시 안개가 끼어 시계가 불안정해 (총알이)어디서 날아왔는지 확인했다"고 합참은 대답했다.
"당시 우리측 GP장은 즉각 비상벨을 눌렀고, 7시 45분 GP 근무자 전원이 전투준비태세에 돌입했다. 이어 부GP장이 오전 7시 51분 GP 외벽에 총알에 맞은 흔적 3개를 식별했다. 나머지 1개는 오전 8시 5분에 발견됐다. 북한군이 사격한 총탄은 전방을 감시하기 위해 GP 관측실에 설치된 방탄 창문 아래에 맞았다. 4발은 1∼2m 내에 탄착군이 형성됐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그러나 군은 이런 사실을 사건 발생 즉시 설명하지 않은체 열흘만에 발표해 늑장 공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우리 군은 북한군이 북측 GP에서 '쌍열 고사총'으로 4발이상 발사했고 이 총성을 우리측 GP근무자들이 총성을 연속으로 3차례 들었다고 합참이 전했다.
당시 GP장은 GP 우측에 있는 북한군 GP에서 총탄이 발사된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우리 군은 오전 7시 56분 GOP(일반전초) 대대장이 북한군 GP에 사격을 지시했다. 해당 대대장은 전날 오후 4시에 퇴근해, 당일 오전 출근하던 차량에서 보고를 받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응사격이 대대장 지시보다 7분이상 늦은 것은 K-6 오작동때문이라고 합참은 덧붙였다. 이때 K-6는 노리쇠뭉치에 있는 공이가 파손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당일 오전 8시 1분부터 3분까지 GP장 통제하에 K-6 기관총 원격사격했으나 공이 파손으로 불발됐던 것이다. 공이가 파손되지 않았다면 2∼3분 만에 대응사격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합참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따라서 실제 대응사격은 피탄을 확인한 32분만에 이뤄졌다.
오전 8시 13분 화상 시스템으로 이 과정을 지켜보던 연대장이 K-3 기관총 사격을 지시했다. GP에서 K-3를 신속히 옆으로 옮겨 북한군 GP 하단부를 향해 15발을 발사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선(先)조치 후(後)보고' 원칙에 위배됐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합참은 "K-6 등 중화기는 대대장의 사격 지시가 원칙이지만 GP장이 선조치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 원칙에 위배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GP장이 첫 사격 지시가 늦은 것은 (당시 안개속이라) 총탄이 날아온 원점을 몰랐기 때문에 즉각 대응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합참 관계자는 "군이 두 번이나 대응 사격을 했지만, 북한 반응이 없었고, 북한군은 일상적인 영농 활동을 했다"면서 "특히 당시 북한군 GP 근무자들이 철모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 3일 오전 9시 35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남측 수석대표 명의로 대북 전통문을 보내 북측에 항의하고, 사과와 재발 방지 등을 촉구했다. 그러나 북측은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사건 발생 하루 뒤인 지난 4일 북한군의 총탄에 맞은 한국군 GP에 특별조사팀을 파견해 조사했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