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분유 파동' "엄중 조사와 처벌할 것"
2020.05.14 15:21
수정 : 2020.05.14 15:21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당국이 또 다시 발생한 분유 파동에 대해 엄중 조사와 처벌을 하겠다고 천명했다. 조사 결과도 대중에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 매체들은 분유 파동이 알려진 이후 관련 소식을 앞 다퉈 전하고 있다.
14일 시나 닷컴 등에 따르면 중국 시장관리총국은 이날 공고문에서 최근 후난성 천저우시 융싱현에서 발생한 분유 파동에 대해 “영유아 용품 상점은 의료용 특수 식품으로 둔갑한 고체음료를 우유 알레르기가 있는 유아 부모들에게 판매했고 이들은 허위 과장 광고 및 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안을 고도를 중시하고 시장관리 부처에 조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면서 “해당 업체를 엄중히 처벌하고 관련 조사 결과를 제때에 사회에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총국은 “우리는 중국 식품안전법에 따라 유아용 분유 특히 특수 의료용 식품을 엄격히 등록 관리, 출고 제품 검수 제도를 실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후난성 지방정부도 같은 날 4일 성명을 내고 “시장관리국, 천저우시 관계자들이 조사팀을 구성해 문제 업체를 조사 중”이라면서 “조사 결과가 나오면 법에 따라 엄중 처벌하고 제때에 사회에 공표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천저우시에서 여러 명의 유아들이 베이안민이라는 분유를 먹고 난 후 습진이 나타나고 두개골이 기형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동영상이 웨이보에 올라왔다. 또 이들 유아의 체중이 감소했으며 일부 유아는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치는 증상까지 발생했다.
해당 증상은 구루병과 유사하다. 비타민D 결핍으로 일어나는 구루병은 뼈에 칼슘이 붙기 어렵기 때문에 뼈의 변형이나 성장 장애 등이 일어난다.
베이안민 분유는 진짜가 아니라 일종의 고체음료에 불과해 이 분유를 먹은 유아들은 영양 부족으로 구루병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고체음료는 일반적 분유와 달리 단백질, 지방, 탄수화합물, 미네랄 등의 필수 성분이 낮거나 아예 요구되지 않는다. 이 음료는 특수 질병에 걸렸거나 특정 의료상황의 유아들에게 주로 사용된다. 일반 유아가 이를 장기간 복용하면 영유아 영양실조가 생길 수 있다.
신생아과 의사 추이파신은 인터뷰에서 “고체음료의 특수 분유는 어떤 질병 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병에 따라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유아는 치료 효과에 좋다는 특수 분유를 소개받았다가 이런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병원과 의사들은 문제의 분유 복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일각에서는 천저우시 아동병원 의사들이 권유해왔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 분유를 먹은 일부 유아는 성장과 지능, 행동 능력이 일반 유아보다 현저히 떨어지고 심각한 경우 장기 손상 증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융싱현은 이 분유로 건강이 손상된 유아에게는 치료비용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당 분유는 이미 지난해에 불량 판정을 받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에 베이안민 분유를 먹인 부모들이 6개월 후 유아의 체중이 줄어들고 머리를 두드리는 등의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구루병 진단을 받았다.
중국은 이미 여러 차례 분유 파동을 겪었다. 2008년 인체에 유해한 화학 물질인 멜라민 함유분유가 널리 유통돼 적어도 6명의 영유아가 숨지고 30만명이 피해를 입었다. 업체들은 단백질 함량을 속이기 위해 멜라민을 분유에 첨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에도 이 분유를 먹은 영유아들이 머리가 기형적으로 커지는 현상이 나타났었다.
2003년에는 안후이성에서 저질 분유를 먹은 아이들의 머리가 커지는 증상을 보였는데 이 사건으로 영유아 13명이 숨졌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