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부산여성...살인범은 한명이다, '연쇄살인 가능성조사'
2020.05.14 15:55
수정 : 2020.05.14 17: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주=김도우 기자】 전북 전주 30대 실종 여성 살해범이 부산에서 전주에 왔다가 실종된 20대 여성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전주지검은 14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된 최 모(31)씨가 “부산 실종 여성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달 18일 부산에서 전주에 온 A(29·여)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4월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A씨(29·여)를 만났다. 이날은 최씨가 전주 30대 여성을 살해한 뒤 나흘이 지난 시점이다.
최씨는 자신의 차량에 A씨를 태우고 이날 밤 12시쯤 전주시 대성동 한 주유소로 향했다. 해당 주유소는 밤이 깊어 영업이 끝난 상태였으며 인적이 드문 곳에 자리잡고 있다.
주유소에 설치된 CCTV에는 차량에서 내린 A씨를 최씨가 뒤 쫓아가 폭행한 뒤 차 뒷좌석으로 강제로 태우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곳에서 50분가량 머문 최씨는 차를 몰고 임실 방향으로 향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사이 최씨가 A씨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씨는 A씨를 만난 다음 날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전주에 살고 있던 지인 B(34·여)씨를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였다. 그런데 경찰이 최씨의 차량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A씨의 머리카락과 물건이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A씨의 머리카락 등을 증거 물품으로 남겨두고, 전주여성 살인 사건에 집중했다. A씨의 실종 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머리카락이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A씨가 전주 한옥마을에 간 사실을 확인한 부산 경찰은 지난 8일 전북지방경찰청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전북 경찰은 최씨의 차량에서 나온 머리카락과 A씨의 DNA를 대조한 결과, A씨의 것으로 확인되자 전북 일대를 수색했다.
A씨는 실종 신고 14일 만에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 5월12일 오후 3시 20분쯤 전북 완주군 상관면의 한 과수원에서 발견됐다. 과수원에서 일하던 농장 주인이 A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농장 주인은 “신발과 하의가 벗겨진 상태였고, 너무 놀라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했다.
경찰이 발견된 시신에서 지문 등을 확보해 신원대조 작업을 벌인 결과 A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자신의 손목 바로 위에 영어 글씨와 생년월일 등이 포함된 문신을 새겼는데, 발견 당시 이 문신도 온전했다고 한다.
최씨는 A씨의 시신이 발견된 날 검찰조사에서 “부산 실종 여성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이날 전주 실종 여성을 살해한 사실에 대해서도 모두 인정했다고 한다.
한편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2명의 살인사건 수사와 별개로 지난달 21일 구속된 최 모(31·남) 씨와 접촉하거나 최근 실종신고가 접수된 여성의 안전 여부 등을 전수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여성·청소년계 소속 경찰관들이 추가로 투입됐기 때문이다.
사건에 대한 수사는 관할인 전주 완산경찰서가 맡고, 추가 피해자 여부 확인 등을 광수대와 여청계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경찰은 최씨가 이미 밝혀진 2명의 여성 외에 또 다른 여성을 살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이러한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추정대로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온다면 이번 사건은 ‘연쇄살인’으로 번지게 된다.
연쇄살인은 세 군데 이상의 서로 다른 장소에서 각기 다른 피해자를 대상으로 개별적인 살인 사건을 저지른 경우를 말한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