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대한항공 유증 통해 3000억 투입
2020.05.14 18:21
수정 : 2020.05.14 19:35기사원문
한진칼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이 추진하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날 대한항공이 증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기존 주주에게 먼저 신주를 배정하고 실권이 발생 시 일반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이다. 한진칼은 현재 대한항공 지분 29.96%(보통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이번 증자에 주주배정 물량 이상을 청약할 예정이다. 이 경우 약 3000억원이 필요하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한진칼의 현금성자산이 1400억원가량에 그치는 탓에 시장에선 한진칼이 '백기사'를 영입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에 수혈할 3000억원을 마련하는 동시에 한진칼 경영권을 위협해온 KCGI,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연합까지 견제할 수 있어서다.
3자연합 측 합산 지분율은 42.74%(4월 기준)로 조원태 한진 회장(41.05%) 지분율을 이미 넘어섰다. 이들이 올가을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다면 한진은 또다시 분쟁에 휩싸일 수 있다. 그럼에도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증자금 조달방법으로 3자배정 유증을 선택하지 않은 건 마땅한 백기사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든든한 우군이던 미국 델타항공이나 지난 주총 때 우호지분으로 분류됐던 카카오와 GS에 도움을 청하기도 쉽지 않다. 이 탓에 한진칼은 보유 중인 계열사 지분이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아 자금을 마련하는 쪽으로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