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폭탄에 코로나.. 1억 깨진 강남 초고가

      2020.05.14 18:21   수정 : 2020.05.14 19:37기사원문
3.3㎡당 1억원을 찍었던 초고가 아파트의 콧대가 꺾이며 이제는 '1억의 추억'으로 전락했다. 최소 20억원대에서 최고 30억원을 넘던 서초구의 신축단지 실거래가는 이달 들어서도 추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강남 아파트 값이 5월 초 황금연휴를 지나며 급매가 소화되는 등 하락세가 진정된 것과는 달리 '평당 1억원' 시대를 열었던 단지의 가격은 코로나19와 보유세라는 이중 파고를 넘지 못하고 3.3㎡당 8000만원대 중반까지 주저앉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유세 부담, 경기하락, 정부 정책기조 등을 들어 당분간 3.3㎡당 1억원 시대는 요원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14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9㎡ 매물은 이달 들어 28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평형은 지난해 12월 31억원에 팔린 후 거래 자체가 없다가 이달 2억7000만원 내린 가격에 매매됐다. 아크로리버파크는 비슷한 평형인 전용 84.95㎡가 지난해 10월 34억원을 기록, 최초로 3.3㎡당 1억원 시대를 연 초고가 아파트다.

아크로리버파크와 마주보고 있는 또 다른 초고가 단지인 래미안퍼스티지도 상황은 유사하다. 이 단지의 전용 59.81㎡는 지난해 12월 23억5000만원까지 상승하다 이달 19억1000만원까지 떨어져 20억원대 지지선이 무너졌다. 5개월 만에 고점 대비 4억원이 떨어진 것이다.

부동산업계와 전문가들은 초고가 단지의 가격 반등은 당분간은 어렵다고 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평당 1억원 기록이 무너진 건 보유세 부담이 고가주택에 집중된 데다 약세장이 이어진 탓"이라며 "아크로리버파크가 보유세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단지"라고 말했다.

보유세 부담뿐 아니라 시장 상황도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규제, 자금조달계획서 강화 등으로 '내 돈만 가지고' 집을 사야 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경기하락 전망이 겹쳐 단기간에 가격회복을 가져올 수요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시장 안정화 기조 역시 종부세 인상 등과 연계해 세부담을 강화하는 쪽에 방점이 찍힌 상태다.


더구나 일각에서는 강남 재건축이 속속 진행되면서 과거 신축의 위상은 사라지고, 아직도 실수요자들이 만족할 만큼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