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경비원, 음성 유서…"맞으면서 약으로 버텼다"
2020.05.18 09:08
수정 : 2020.05.18 11:36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입주민의 폭언과 폭행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희석 경비원이 세 차례에 걸쳐 '음성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경찰과 유족의 말을 종합하면 최씨는 지난 4일 첫 번째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 전 3개의 음성유서를 남겼다.
유족들은 3개의 녹음파일 중 2개를 가지고 있으며, 핵심적인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1개의 파일은 경찰이 보관하고 있다.
최씨의 친형 최광석씨는 이날 통화에서 "경찰이 가지고 있는 녹음파일 1개도 경찰서에 가서 들어봤다"며 "A씨한테 맞은 부분에 대해 상세히 얘기한 내용이 있고, 녹음도 잘 돼 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녹음파일들을 통해 입주민 A씨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A씨한테 맞으면서 약으로 버텼다"며 "밥을 굶고 정신적 스트레스, 얼마나 불안한지 아느냐"는 내용의 음성유서를 남겼다. 또 그는 "경비가 억울한 일 안 당하도록 제발 도와달라. 강력히 처벌해달라"며 일부 주민들에게 "도와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남겼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전날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약 11시간 동안 조사를 진행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폭행 의혹에 대해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가 있기 전 A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한 경찰은 조사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