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참겠다" 가게 문 열었지만...日, 경기침체 공식화 수순

      2020.05.19 18:30   수정 : 2020.05.20 08:15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일본 정부의 긴급사태 선언이 40여일 째 지속되면서 생필품을 제외한 일본의 수도 도쿄의 개인 소비가 사실상 올스톱됐다. "더이상 못 참겠다"며 일부 점포가 영업 재개에 나섰지만 찾는 손님도 없고 영업정상화도 어려워 문만 연 수준이다. 가히 '도쿄의 잃어버린 봄'이다.

긴급사태 선언이 해제돼도 얼어붙은 소비, 투자가 극적으로 되살아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미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기정사실화돼 경기침체로 가는 'R(Reccesion, 침체)의 공포'는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가까스로 문만 열었을 뿐
도쿄 긴자의 3대 백화점 중 한 곳인 다카시마야 백화점은 긴급사태 해제 전인 지난 18일 서둘러 문을 열었다. 하지만, 기자가 찾아간 19일에 1층 매장은 거의 대부분이 휴업 상태였다. 점포들은 거대한 비닐막에 덮여있었고, 1층의 에르메스 매장 앞은 가림막이 세워져 있었다.
2층과 3층, 4층의 사정도 마찬가지이다. 지하 1층 식품관 역시 휴업을 지속하고 있는 점포가 상당수였다.



이날부터 영업재개에 들어선 긴자 지역의 스타벅스 역시 대부분 매장이 텅 비어있었다. 스타벅스는 창가 쪽에 앉은 손님 한 명을 위해 독서실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가림막을 쳐줬다. 점심 시간인데도 여타 대형 커피 전문점 역시 매장 내 손님은 1~2명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식당 거리로 유명한 코리도 거리 역시 4~5곳 건너 한 곳 정도가 문을 열었지만 대부분 한산했다.

전날 요미우리신문은 긴 휴업에 지친 점포들이 "도저히 못 참겠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긴자 인근 신바시 지역의 한 도시락 가게 역시 '못 참고' 문을 열었다. 이 가게는 일본 정부와 도쿄도의 영업 자제 요청에 따라 지난 달 말부터 임시 휴업을 실시하다가 전날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가게 직원은 "언제 다시 문을 열어야 할 지 망설이다가 어제(18일)부터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긴급사태 선언 이전까지만 해도 매대에 올려놓기 무섭게 순식간에 도시락이 동이났으나 이날 가게에 보인 손님은 650엔(7400원)짜리 도시락 하나를 산 1명뿐이었다.

경기회복은 빨라야 내년 하반기
일본의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코로나발 경기충격으로 일본 경제가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민간 전문가 23명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실질 GDP가 지난해 10월 소비세율 인상(8%→10%)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빨라야 2021년 후반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체로 2022년은 돼야 한다는 답변이 과반(11명)가까이 됐다. 2023년 4명, 심지어 7년은 가야 회복될 것이라고 답한 경제학자도 있다.

전날 일본 내각부는 1·4분기 실질 GDP가 전분기 대비 0.9%감소해 올해 연간 3.4%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2·4분기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이 기간 평균 마이너스 20%에서 최대 마이너스 40%까지 역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닛케이는 2·4분기 실질 GDP가 아베노믹스 가동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지표상으론 이미 경기 침체 국면이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면 기술적으로는 경기침체로 본다. 이를 공식 인정하느냐만 남은 상황이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가 경기의 후퇴 국면진입을 공식화하기 위한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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