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문희상 의장 "박근혜 사면, 겁내지 않아도 될 때 됐다"
2020.05.21 12:05
수정 : 2020.05.21 14:51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은 21일 국정농단 사건으로 파면돼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언급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진행된 퇴임 기자간담회 도중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간 국정운영 방향은 어때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관련해 "만약 (누군가) 건의할 용기가 있다고 한다면 과감히 통합의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중에는 물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이 됐다는 뜻"이라며 "그것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에 대한 판단은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라고 덧붙였다.
21대 국회에서 이뤄야 할 과제로는 '개헌'을 꼽았다. 문 의장은 "그것이 어떤 의미에서 촛불 완성의 가장 밑거름이라 생각한다"며 "대통령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 대통령령으로 고친다는 것은 무리할 정도로 많이 했다. 아주 잘했다"고 강조했다.
또 "여야 간 대화를 하면서 대안이 얼마만큼 우리 정치에 진전이 있을지, 다음 대선에 영향이 있을지 (논의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이미 (과거에) 개헌안을 국회에 냈는데 다루지 않았지 않나. 대통령에게 (다시) 내라고 하는 것은 예의도, 도리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1945년 3월 경기 의정부 출생으로 경복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학생운동에 몸담았다. 1987년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 초대회장을 맡아 정치무대에서 주목 받기 시작했고, 1992년 14대 총선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 당선됐다.
한편 지난 2018년 7월 20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에 오른 문 의장은 오는 29일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임기를 마치게 된다.
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복심'으로 활약했으며 19대 국회에서는 비상대책위원장을 두 번이나 맡아 흐트러진 당을 다잡는 구원투수로 활약했다. 이로 인해 '겉은 장비, 속은 조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