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치킨·카페·맛집…빅데이터로 본 제주여행 ‘유유자적’
2020.05.22 03:19
수정 : 2020.05.22 03:26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 여행이 유명 관광지 경유형에서 특정지역에 머무르는 체류형으로 바뀌고 있다. 렌터카 타고 휘리릭 섬 한바퀴는 옛말이다. 느림과 삻의 쉼표가 있는 유유자적한 여행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제주관광공사(사장 박홍배)는 21일 홍콩폴리텍대학교 박상원 교수 연구팀에 의뢰해 진행한 ‘제주방문관광객 이동패턴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제주여행 행태가 종래 주요 관광지를 돌아다녔던 것에서 특정지역에 머무르는 여행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분석은 지난 2019년 6월부터 12월까지 제주도에서 네비게이션을 사용한 관광객 846만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이뤄졌다.
분석 결과 ▷제주국제공항 주변 ▷함덕해변 ▷성산일출봉·섭지코지 ▷표선해변 ▷서귀포 옛 시가지 ▷중문관광단지 ▷협재-금릉해변 ▷곽지-한담해변 등 제주 여행에서 많이 머무는 8개의 클러스터(핫플레이스)가 도출됐다.
또 클러스터마다 차이는 있지만, 관광객들은 렌터카와 공항·숙소 등의 카테고리를 제외하면 대부분 바다와 치킨·카페·맛집 등을 검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래 유명 관광지를 부지런히 경유하던 여행행태에서 벗어나 바다를 중심으로 특정지역을 선택한 후 해당 지역의 맛집이나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는 체류형 여행행태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클러스터 외부에서 유입된 관광객(평균 33%)보다 클러스터 내부에서 이동한 관광객(평균 67%)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만 이번 분석은 하루를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제주여행 내내 클러스터에만 머무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클러스터 외부에서 유입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은 함덕해변(46%)과 곽지-한담해변(49%) 등 제주시 동지역과 인접한 곳이었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정책 제언을 통해 ”관광상품 개발을 위해 목표시장을 광범위하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핫플레이스 내에서 움직이는 관광객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관광객들이 많이 머무는 8개 핫플레이스는 모두 해안가 위주”라며 “중산간 지역과 기존 핫플레이스를 연계하는 개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사 측은 이에 대해 "복잡하고 다양한 관광객의 이동 속에서도 유의미한 패턴이 발견됐다"며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내년까지 2단계 사업인 데이터 기반 관광 추천 서비스를 구현하고 관광서비스 플랫폼 구축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