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가 안 지켜" 美, 또 탈퇴…'항공자유화조약' 뭐길래?
2020.05.22 10:19
수정 : 2020.05.22 10: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상호 영공 개방과 사찰을 허용하는 '항공자유화조약'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탈퇴한 이후 군축과 관련된 미국의 또 다른 국제조약 이탈이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러시아가 이 조약을 위반하고 있기 때문에 조약에서 탈퇴하기를 원한다고 회원국들에 통보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내일 항공자유화조약에서 탈퇴하기로 한 결정의 통지서를 조약예탁국들과 다른 모든 당사국들에 제출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항공자유화조약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국가들을 포함, 총 34개국이 참여한다.
핵심은 군사활동의 투명성 강화다. 조약에 따라 참가국 간 상호 자유로운 비무장 공중정찰을 허용한다. 지금까지 1500회 이상의 비행이 이뤄졌다.
그러나 AP에 따르면 모든 참가국이 수집된 이미지를 공유하기로 동의했으나, 러시아는 특정 지역에 대한 비행을 제한하고 있다.
이 조약은 서방 세계와 소련 간 군축협상의 성과로 평가되는 만큼 미국 탈퇴에 따라 양측이 군비경쟁에 들어가는 신(新)냉전 시대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러시아는 이날 미국의 탈퇴 발표후 이를 즉각 비난했다.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리는 기술적인 문제를 이유로 이 근본적 협정 탈퇴를 정당화하려는 어떤 시도도 배격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8월에도 러시아와 맺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도 탈퇴했다. 1987년 체결된 INF는 미국과 러시아의 핵 군비 경쟁을 막는 데 기여했었다.
미국은 러시아와 맺은 또다른 군축 합의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협정은 미국과 러시아가 배치하는 핵탄두 수를 각각 1550기로 제한하는 내용이며 2021년 만료된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