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협정 위반"… 美 이번엔 '항공자유화조약' 탈퇴
2020.05.22 17:44
수정 : 2020.05.22 17:44기사원문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러시아가 이 조약을 위반하고 있기 때문에 조약에서 탈퇴하기를 원한다고 회원국들에 통보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내일 항공자유화조약에서 탈퇴하기로 한 결정의 통지서를 조약예탁국들과 다른 모든 당사국들에 제출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항공자유화조약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국가들을 포함, 총 34개국이 참여한다.
핵심은 군사활동의 투명성 강화다. 조약에 따라 참가국 간 상호 자유로운 비무장 공중정찰을 허용한다. 지금까지 1500회 이상의 비행이 이뤄졌다.
그러나 AP에 따르면 모든 참가국이 수집된 이미지를 공유하기로 동의했으나, 러시아는 특정 지역에 대한 비행을 제한하고 있다.
이 조약은 서방 세계와 소련 간 군축협상의 성과로 평가되는 만큼 미국 탈퇴에 따라 양측이 군비경쟁에 들어가는 신냉전 시대에 들어섰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의 탈퇴 발표후 이를 즉각 비난했다.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리는 기술적인 문제를 이유로 이 근본적 협정 탈퇴를 정당화하려는 어떤 시도도 배격한다"고 밝혔다.
항공자유화조약 가입국인 독일의 하이코 마스 연방 외무부 장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미국의 탈퇴 방침에 재고와 러시아를 향해선 완전한 조약 이행을 촉구했다.
마스 장관은 항공자유화조약이 "북반구 거의 모든 지역의 안보와 평화에 기여했다"면서 미국이 조약에서 탈퇴한다면 이 모든 것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만큼 미국이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갑작스러운 탈퇴 선언에 나토는 22일 벨기에에서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대응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나토 언론 담당관은 "2018년 나토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선택적 이행이 우리의 안보를 해친다고 거듭 강조했었다"며 "특히 러시아가 특정 지역 비행을 제한한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미국은 지난해 8월에도 러시아와 맺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도 탈퇴했다. 1987년 체결된 INF는 미국과 러시아의 핵 군비 경쟁을 막는 데 기여했었다.
미국은 러시아와 맺은 또다른 군축 합의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협정은 미국과 러시아가 배치하는 핵탄두 수를 각각 1550기로 제한하는 내용이며 2021년 만료된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