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盧 서거 11주기 '조용히'..."가슴에만 간직"
2020.05.23 11:56
수정 : 2020.05.23 14: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저는 앞으로 임기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8주기 추도식에서 한 다짐이다.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인 23일에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추도식을 찾지 않고 청와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던 김정숙 여사도 이번엔 참석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조화로 추모를 대신했고,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김광진 정무비서관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추도식이 예년보다 대폭 축소된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앞서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에서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이제 당신을 온전히 국민께 돌려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며 "그때 다시 한 번, 당신이 했던 그 말, '야, 기분 좋다!' 이렇게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십시오"라고 했다. 실제로 이후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기일 즈음마다 애틋한 그리움을 표해 왔다.
지난해에는 노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차 방한했던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노 전 대통령을 함께 추억하며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이 "노 대통령과 저는 좋은 기억이 많다"며 노 전 대통령 부부와 단독 오찬 때 가족에 대한 대화를 나눴던 일을 회상하자 "예전에 노 대통령께선 부시 대통령과 대화를 나눠보면 소탈하고 진솔한 면이 많다면서 편하게 대화를 했다고 평가를 했었다"고 기억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광주MBC와의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인터뷰에서는 5·18하면 가장 생각나는 인물로 노 전 대통령을 꼽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5·18 당시 부산에서 노 전 대통령과 함께 광주의 진실 알리기를 위해 노력했던 일과 1987년 6월 항쟁을 이끌었던 일 등을 회상하며 "그런 일들을 함께 했던 그 노무현 변호사, 광주 항쟁의 주역은 아니지만 그러나 광주를 확장한 그런 분으로서 기억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