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데시비르, 미 NIH 임상 완료...코로나19 표준치료제로 인정

      2020.05.25 10:23   수정 : 2020.05.25 13: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주도 임상연구를 통해서 렘데시비르는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게 됐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은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결과를 23일(현지시각 22일) 발표했다.

이 임상시험에서는 코로나19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 또는 위약을 10일간 투여했다.

그 결과, 위약군에 비해 렘데시비르 치료군에서 회복시간이 15일에서 11일로 31% 단축됐다.

이 결과를 근거로 5월 1일에 미국식품의약국(FDA)는 렘데시비르를 중증 환자(산소포화도 <94%)에게 긴급사용허가를 승인했다.


이 연구는 전세계 10개국, 73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다국가, 다기관 임상 시험이다. 미국에서 45개 의료기관이, 유럽과 아시아에서 28개 의료기관이 참여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가 참여했다.

지난 2월 21일에 환자등록을 개시한 지 2달만에 1000명이 넘는 많은 환자를 모집할 수 있었다. 임상시험의 수준 높은(gold standard) 이중맹검, 위약 대조 연구 디자인으로 렘데시비르의 효능을 평가할 수 있었다.

렘데시비르 임상시험은 중국에서 먼저 시작됐다. 이 임상시험에는 후베이성의 10개 의료기관이 참여했다. 하지만 중국 환자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목표 환자수의 절반 정도인 237명을 모집하는데 그쳤다.

길리어드가 지원하는 임상시험도 비슷한 시기에 진행됐다. 이 임상시험의 디자인은 위약군을 두지 않고, 5일치료군을 10일 치료군과 비교하는 임상시험이였다. 이 결과, 렘데시비르 5일 치료군과 10일 투여군의 치료 효과나 부작용이 서로 비슷한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위약 대조군이 없기 때문에 효과가 위약보다 더 좋은지는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NIH의 연구는 두 연구의 한계를 모두 극복해 렘데시비르의 치료 효과를 확실하게 평가할 수 있었다. 특히 국가 연구기관이기에 확실한 결론을 얻을 수 있는 이중맹검, 위약 대조 디자인으로 임상시험을 추진할 수 있었다.

이 연구에서 2차 평가 지표는 치사율이다. 치료 후 14일의 치사율은 11.9%에서 7.1%로 줄었다. 치사율이 35% 감소되는 결과를 증명하려면 최소 200명이 필요하므로 2000여명의 시험 참가자를 모집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연구 디자인 단계부터 치사율 감소가 평가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환자 상태가 회복되는 것을 치료의 평가 항목으로 설정했다.

이 연구에서 환자의 상태는 입원한 상태로 △산소 치료 필요 △비침습 호흡, high flow O2 devices △기계호흡, ECMO 등이다.

치료로 회복된 환자는 퇴원이 가능하거나 입원해 있더라도 산소치료가 필요없는 상태다. 이 회복이 15일에서 11일로 4일간 단축됐다는 것은 인공호흡기나 중환자실, 산소와 같은 의료 자원이 그 만큼 더 많아지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렘데시비르의 치료 효과는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다.
항HIV치료제 개발의 역사에서도 첫 치료제가 나온 이후에는 약물을 꾸준히 개선해 강력하고 안전한 많은 치료제가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공공기관이 객관적으로 임상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우리나라도 임상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국가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앞으로 렘데시비르가 타깃으로 하는 RNA-dependent RNA polymerase를 더 잘 억제하는 제 2세대, 제 3세대 약물이 나올 것"이라며 "또 바이러스 증식 과정의 다른 부위를 타깃으로 하는 항바이러스제와 인체의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약제들도 앞으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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