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성국 "국립감염병硏 설립, 본·분원 주장 의미없다"

      2020.05.31 09:57   수정 : 2020.05.31 11: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주·익산=김도우 기자】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없는 상태에서 분소를 하자, 분원으로 가자는 것은 좀 성급하다”
어성국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장(수의과대학장·이하 소장)은 지난 29일 전북 익산시 마동 전북대 특성화캠퍼스 수의과대학 연구실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립감염병연구소를 만들겠다고 발표 전 이미 굵직한 줄기는 있는 상태였다”며 “양 기관(전북도청, 전북대)이 오해 부분을 먼저 짚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고 이같이 밝혔다.

어 소장은 “질본에서 국립감염병연구소를 어떤 형식을 할지 아직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전염병 연구를 하는 곳이 전국 도처에 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연계할지 논의 중에 분소, 분원 주장이 의미 없다”고 일갈했다.

최근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국립감염병연구소 분원을 유치하자는 의견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는 “감염병을 연구하는 기관은 대학이나 민간기업에 많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기존 연구기관 플러스’ 이게 기본 골자”라고 설명했다.


국립감염병연구소 설립 기본전략은 ▲감염병 연구의 ‘전주기’ 책무 지정 ▲기존 연구기관과 함께 ▲국가재정 최소 투자 등이 큰 골자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어 소장은 “우리대학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에는 유휴공간이 있고 인적자원 등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여기에 감염병 연구를 더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염병 연구의 최종단계는 실험인데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할 수 없지 않느냐”며 “동물 연구기관인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국립감염병연구소(관)와 전북대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학)가 공동연구를 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어성국 소장과 일문일답이다.

―전염병연구과 감염병 연구에 대해 설명해 달라.
▲감염병은 사람에게서 일어나는 질병에 구체적인 형태에 초점이 되어 연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감염병연구소는 사람에게 쓰는 백신, 약품 등 임상실험 등을 하는 곳이라 생각하면 된다. 전염병 연구는 동물 집단 발병, 난치병 등을 연구한다. 동물실험이 중요하다.

한글자지만 큰 차이다. 전염병은 동물하나의 질병을 보는 것이 아니라 집단 질병을 보는 것이다.

감염병은 한 사람에게 일어나는 질병에 초점이 된 것이라 보면 된다. 전염병이 사람에게 옮겨가면 감염병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는 사람에게 옮겨가는 바이러스를 막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는 동물을 연구하는 곳인가.
▲인수는 말 그대로 사람과 동물을 동시에 연구하는 기관이다.

동물을 통해 바이러스가 감염되는 경로를 파악해 대비하는 것이다. 동물을 통해 오는 질병이 심각한 수준이다.

살인진드기로 한해 수십명 가량 사망한다. 올해는 벌써 8명의 환자가 신고했고 이중 2명이 숨졌다. 백신·치료제 없어 피하는 게 상책인 살인진드기는 인간에게 어떻게 감염되는지, 감염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연구하는 기관이다.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가 살인진드기 매게 연구를 하는가.
▲살인 진드기뿐만 아니다. 메르스, 사스, 코로나19 등 신종 전염병들은 대개 인수(人獸)공통감염병인데, 원래는 동물에 있던 바이러스나 세균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인간에게 옮겨 질병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병들은 인간이 농경과 목축 생활을 시작하면서 소나 개, 닭 등 각종 가축과 생활을 함께하게 된 결과로 인류의 질병 목록에 들어오게 됐다. 두창이나 홍역, 결핵과 같이 인류가 오래 앓아 온 질병에 대해서는 백신 등 예방법이나 치료법이 개발되었지만 최근에 등장한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해서는 아직 뾰족한 치료법이 개발되지 못했다.

동물에게서 옮기는 질병에 대해 연구하는가.
▲그렇다. 어찌 되었든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동물에게서 왔다. 구제역으로 3조5000억원이 날아갔다. 조류독감, AI 등 눈에 보이는 살처분 이외 보이지 않는 경제적 손실을 생각해봐라. 최근 경기도에서 일어난 치사율 100% 아프리카 돼지열병 치료도 모두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에서 하고 있다.

인간과 동물의 전염병 역학관계를 연구하고 감염병 확산을 막는 역할이다.

전북도의 국립감염병연구소 분원 유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립 감염병연구소는 복지부에서 한다.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는 교육부가 주무부처다.

이걸 일원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존 인력, 시설 등 인프라가 충분하고 사람과 동물을 같이 연구하는 기관이 존재하는 데 굳이 한 기관(복지부)으로 일원화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전북도의 앞서는 발상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아무것도 제시된 것이 없는 데 먼저 손들고 부처 이관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 실적이 미비하고 규모에 비해 인력, 예산 등이 부족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공개를 안해서 그렇지 다양하게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만 연구하는 줄 알았던 산자부에서 바이러스에 대해 과제를 주었다.

감염병 연구는 너무 어렵다. 동물실험(1상)을 하고 효능(2상)실험을 마치면 임상실험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기존 시스템이 있는(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것을 이용해 시너지 효과를 내자는 것이다.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를 확대 재편하자는 것인가.
▲질본 산하에 국립보건원이 있고 이 밑에 각종 센터가 있다. 기존시설(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을 활용해 국립감염병연구센터를 두면 된다. 분원이던, 분소던 상관없다. 다만 과정이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결정 되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현재 상황은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는 단계이다.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가 더 필요한가.
▲국립감염병연구소(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학)가 힘을 합쳐 협의체 형식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시너지 효과가 분명 있을 것이다.


―질본에서 생각하는 국립감염병연구소는.
▲국립감염병연구소가 중앙(센터)에 있고 총괄관리 기능을 하는 정부 부처(교육부 복지부 식약처 등)가 있고 그 밑에 대학, 한국화학연구원, 한국파스퇴르연구소, 각종 민간기업, 인수공통감염병연구소가 있다. 또 감염병에 대한 국제공조가 필요해 미국, 일본 기관연계 등 감염병 대응 R&D 전주기 역할 하는 것이 골자다.

딱 연기까지 논의 되고 있다.

정부에서 생각하는 국립감염병연구소에 대해 말해달라.
▲미국 국립보건원이 모델이다.
국립보건원 산하 20여개 조직 중 앤소니 파우치 박사가 소장으로 있는 국립알러지, 감염병연구소가 모델이다.

국립감염병연구소 설립과 관련한 벤치마킹 연구소로 알고 있다.
미국 국립알러지, 감염병 연구소(NIAID) 조직도 8개 조직을 유지한 상태에서 서로 협력하고 공통 연구한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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