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새우깡' 모델 성사?...요즘 소비자, 모델 뽑고 제품도 출시

      2020.06.02 15:27   수정 : 2020.06.02 15: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소비자들이 나서서 제품의 모델을 제안하고, 제품 출시도 요구하는 시대다. 이런 현상을 통해 소비자들은 제품에 애정을 가지게 되고, 기업은 마케팅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일 농심에 따르면 가수 비에게 모델 제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는 최근 인터넷 상에서 과거 2017년에 발매한 노래 '깡'이 화제를 모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2017년 당시 비가 '깡' 뮤직비디오와 공연에서 잔뜩 힘이 들어간 퍼포먼스를 보이는 것이 이질적으로 다가오면서 묘한 재미를 선사했다.

인터넷과 동영상 사이트에서는 '1일 1깡' 등 신조어까지 생기는 등 일종의 놀이가 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은 농심의 '새우깡' '감자깡' '고무마깡'의 깡 시리즈 모델로 비를 기용해야 한다고 나섰다.

이에 농심은 실제로 최근 비에게 모델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관계자는 "비에게 모델 제의를 한 것으로 안다"며 "어떤 제품의 모델로 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며, 비가 수락할 경우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제품 모델을 제의해 성사된 경우는 또 있다. 매일유업은 '내일은 미스터 트롯'의 우승자 임영웅을 레디투드링크(RTD) 컵커피 '바리스타룰스'의 모델로 지난 4월 선정했다.

모델 기용에는 임영웅 개인 팬클럽 회원들이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임영웅은 평소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매일유업의 '바리스타룰스'를 애용한다고 밝혔다. 이를 눈여겨 본 팬들이 임영웅을 모델로 기용해 달라고 매일유업 측에 요청한 것이다. 팬클럽 회원들은 바리스타룰스를 '임영웅커피', '영웅커피'라고 부르며 모델 발탁을 위해 자발적인 구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임영웅 씨를 모델로 기용해 달라는 고객 문의가 하루에도 수 십 건 씩 접수됐고, '바리스타룰스'를 '영웅커피'로 알고 구매했다며 인증하는 고객들도 계셨다"고 말했다.

동원F&B는 지난 3월 펭수를 모델로 한 광고를 선보였다. 펭수가 참치 마니아로 알려지며 국내 대표 참치인 '동원참치' 모델로 펭수를 기용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동원F&B는 펭수와 협업해 '남극펭수참치'를 출시한 데 이어 모델로도 기용했다. '남극참치'는 참치 마니아인 펭수가 평소 즐겨먹는다고 밝혔던 참치캔으로 가상의 제품이었지만, 실제 제품으로 출시했다. 특히 '남극참치' 패키지의 판매 수익금 일부는 펭수의 고향인 남극의 환경보호를 위해 W재단의 글로벌 기후협약 실천 캠페인 후시(HOOXI)에 기부됐다.

고객들의 요청에 단종된 제품이 재출시되기도 했다. 롯데제과는 2016년 파이 시장에서 바나나 열풍을 일으켰던 프리미엄 크림 케이크 '몽쉘 바나나'를 지난 달 4년만에 다시 선보였다.
롯데제과가 '몽쉘 바나나'를 4년만에 다시 선보인 이유는 그 동안 '몽쉘 바나나'의 맛을 잊지 않고 지속적으로 재 출시를 요청했던 소비자 의견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2016년 당시 '몽쉘 바나나'는 출시 한 달 만에 1500만개가 판매되면서 2016년 연간 약 2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된 제품에 애정을 가질 수 밖에 없고, 기업은 마케팅에 대한 부담을 한결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소비자와 기업이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많아진만큼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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