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웨딩 스냅사진이 업체 홍보사진으로 둔갑
2020.06.02 17:21
수정 : 2020.06.03 11:24기사원문
최근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남기기 위해 스냅촬영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업체와 고객들 간 '초상권' 관련 갈등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객들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스냅 사진에 대해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홍보용으로 사용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데 반해 업체에서는 이미 촬영계약서 상 관련 조항이 포함돼 있다면 문제 될 게 없다면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자신의 얼굴이 나온 사진이 동의 없이 홍보용 플랫폼에 수개월간 올라갔던 사실에 불쾌감을 표현했지만 M 업체는 "이미 촬영 계약서 상 '계약한 고객의 사진은 갤러리에 올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었다"며 "문제는 없지만 불쾌하다면 사진을 내려주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 약관심사과 관계자는 "약관에 고객의 사진을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규정을 포함시키고 있다면 약관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 "사진 등 초상권에 관한 사항은 당사자에게 사전에 개별적인 동의를 얻어야 할 사항이라고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업체가 계약서상 기재한 '갤러리'에 대해서도 자사의 홈페이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말하는 것인지, 플랫폼 업체 등 2차 제공이 가능한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어 논란의 소지가 있다. 이와 관련 M업체 측은 "별도 고지를 하진 않았다"면서도 별도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
법무법인 바른의 백광현 변호사(공정거래팀)는 "사진을 찍은 고객에게 초상권은 물론 소유권까지 있다고 해석이 가능한데, 그것을 별도 허락없이 사용했다면 조항자체가 부당하게 불리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특히 이 같은 경우는 원래는 사용하면 안되지만,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예외 조항으로 넣었어야 하는 것으로 보여 의제표시 의제조항 위반에도 해당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