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는 한진칼 경영권 다툼…3자 연합 한진칼 2.4% 추가매입
2020.06.02 18:36
수정 : 2020.06.02 18: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다툼이 점점 격해지고 있다.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자금 마련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겠다고 발표하자마자 반도건설과 KCGI 등 이른바 3자 주주연합이 한진칼 지분취득 내용을 금융감독원에 공시했다. 이들 3자 연합은 시장에 알려진 지분율보다 많은 2.4%를 추가 매입해 한진칼 지분 45%이상을 확보하게 됐다.
2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산하 유한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금융감독원에 유한회사 엠마홀딩스, 주식회사 대호개발, 주식회사 한영개발 등 3자 주주연합 측 법인들이 지난 5월 26일부터 6월 1일까지 한진칼 주식 147만2357주(2.49%)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3자 주주연합 측 지분율은 기존 42.74%에서 45.23%로 늘어났다. 앞서 시장에선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 2.0%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매입한 지분은 이보다 0.4%가 더 많았다.
반면 조원태 회장 측이 확보한 우호지분은 41.15%에 그친다. 조 회장(6.52%)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재단 등 특수관계인(4.15%) 보유지분 22.45%와 대한항공 사우회 및 자가보험(3.8%), 델타항공(14.9%)의 지분율이다. 앞서 대한항공 1조원 규모 유상증자 발표에 앞서 시장에선 대한항공 유증에 약 3000억원을 출자해야 하는 한진칼이 제3자배정 유증을 통해 '백기사'를 영입, 3자 주주연합 측에 대응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이는 전망에 그쳤다.
대신 한진칼은 3000억원 규모의 BW 발행을 공시했다. BW는 회사채 형식으로 발행되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청구할 수 있는 사채로 전체 주식수가 증가하면 3자연합 측 지분율도 희석된다. 게다가 전환된 주식을 한진 측에서 매입할 경우 3자연합 측과의 지분율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3자 주주연합이 한진칼 지분 2.4%를 추가매입한 사실을 공시하면서 다시 한번 경영권 분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만약 올가을 3자 연합 측이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 지난 3월 정기주총과 같은 '표 대결'을 벌인다면 조 회장 등의 경영권이 불안해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임시주총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재계 관계자는 "3자 연합 측이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한다고 해도 조 회장 측 인사들로 포진한 이사회에서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반도 역시 올가을을 겨냥한 일회성 매입이 아니란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반도의 속내는 한진칼 지분 51%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