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만에 문 닫다…해운대 집창촌 '609' 공식 폐쇄
2020.06.03 11:16
수정 : 2020.06.03 11:21기사원문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부산 해운대 한복판에 수십년 동안 자리잡고 있던 집창촌 일명 '609'가 역사의 뒤안길로 완전히 사라졌다.
3일 오전 10시 해운대구는 우동 645번지 609 부지에서 폐쇄식을 열고 공식 폐쇄를 선포했다.
이날 폐쇄식에는 홍순헌 해운대구청장, 성매매 피해 상담소 '꿈아리' 관계자들, 지역 주민 등 30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김향숙 성매매 피해 상담소 꿈아리 소장이 609 폐쇄의 과정을 설명하고 홍 구청장이 공식 폐쇄를 선포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김 소장은 "앞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집창촌 여성들이 더이상 성매매를 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도록 생계비와 주거를 지원하고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구청장은 "기록에 남기고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코로나19 속에서도 폐쇄식을 열기로 했으니 함께 관심을 가져달라"며 폐쇄식을 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609는 칠십여년 세월 동안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던 장소"라며 "해운대구와 부산시, 경찰 등이 꾸준히 협력해 종사자들을 설득하고 새로운 기회를 주고자 한 끝에 마무리를 짓게 됐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성매매 방지 나부터!', '성매매는 불법입니다!'를 외치며 '성매매 근절' 선언을 했다.
609는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에 미군 부대가 주둔하기 시작한 1950~1960년대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다.
609라는 명칭도 1970년대까지 이 곳에 있었던 미군 수송부대의 명칭에서 따 왔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불과 500m 거리에 위치해 있어 그동안 관광도시 해운대를 찾는 관광객들과 인근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역 주민들은 공공기관이 부지를 매입해 공원이나 생활편의시설을 만들어주길 바랐지만 부지매입 등에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민간사업자가 부지를 매입해 생활형 숙박시설을 짓겠다고 나서면서 폐쇄가 가시화했다.
그러는 사이 성매매 업소들도 하나둘 문을 닫았고, 2년여 전부터 사실상 영업을 하는 곳이 없었다.
민간사업자 측은 오는 2022년까지 지하 5층, 지상 38층 규모의 생활형 숙박시설을 완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