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성장성 4년만에 마이너스 전환.. 3곳중 1곳은 번돈으로 이자도 못갚아

      2020.06.03 12:00   수정 : 2020.06.03 18:00기사원문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부진하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안정성이 모두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반도체 가격이나 석유 정제마진 하락 여파로 매출액 증가율로 확인되는 성장성 지표는 4년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수익성 악화로 기업 3곳 중 1곳은 번 돈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일 한국은행은 '2019년 외감기업 경영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외부감사대상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2만5874개를 대상으로 한 결과다.


성장성을 보여주는 매출액증가율은 지난해 -1.0%를 기록,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지난 2015년 -2.4%를 기록한 이후 4년 만이다. 제조업의 성장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 2018년 4.5%에서 지난해 -2.3%로 하락했다. 비제조업도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되지는 않았지만 건설업(-3.0%) 등이 부진하면서 지난 2018년 3.8%에서 지난해 1.0%로 2.8%포인트나 떨어졌다. 건설기성액은 -4.1%였다.

기업규모별 매출액 증가율은 대기업의 부진이 컸다.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을 보면 지난 2018년 4.3%에서 지난해 -1.5%로 크게 하락했다.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매출액 증가율이 3.9%에서 1.5%로 떨어지면서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작았다. 수익성을 보여주는 매출액영업이익률도 지난해 전반적으로 악화되면서 4.7%를 나타냈다. 전년도 6.9% 대비 2.2%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우려되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밑도는 기업 비중은 34.1%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28.3%였던 것이 지난 2018년에는 31.3%까지 상승하고 지난해에도 높아지는 등 오름세가 지속되는 중이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비율이다. 지표가 100%를 넘지 못하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전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360.9%였다. 1년 전(593.3%)에 비해 대폭 하락했다.
우리 기업들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낮아지고 금융비용 부담률이 커짐에 따라 하락한 영향이라는 것이 한은 설명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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