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 먹자골목 횟집 ‘가거도’

      2020.06.04 17:37   수정 : 2020.06.04 19:27기사원문
맛있는 음식은 우리 모두에게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안겨줍니다. 특히 '가심비(가격대비 만족도)' 큰 음식은 분명 생활의 활력소가 됩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많은 분들이 스트레스, 우울증 등 '코로나 블루'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골목상권도 위축돼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근심과 불안을 털어내고 서로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맛집이 더욱 소중해지는 시기입니다. 파이낸셜뉴스가 전국 취재망을 총동원해 곳곳에 숨어있는 맛집을 찾아 매주 한 차례씩 소개합니다.

【 광주=황태종 기자】 광주광역시 남구청 인근 먹자골목 입구에 위치한 '가거도'(대표 장상훈)는 '광주에서 생선회 좀 먹는다'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방 다섯 개, 총 좌석 수 38개에 불과하지만 단골손님만 수백명에 달한다.
지난 2000년 개업 이후 한 차례 점포를 옮겼는데도 개의치않고 줄곧 20년 넘게 인연을 맺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이들은 한결같이 "뛰어난 맛과 훈훈한 인심에 사로잡혀 생선회가 생각날때면 들른다"고 말한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참치회'와 '참돔 유비끼(ゆびき·끓는 물에 살짝 데침)'다. 특히 껍질을 살짝 데친 후 얼음물에 식혀서 껍질째 썰어낸 '참돔 유비끼'는 말그대로 '미친 맛'이다. 한 입 가득 찬 크기의 회를 씹으면 껍질은 쫄깃쫄깃하고 살은 탱탱하고 감칠맛이 나 탄성이 절로 나온다. 삼겹살만 먹다 제주흑돼지 오겹살을 먹었을 때의 느낌이라고나 할까.

비결은 서울 강남 유명 일식집 수련 생활을 포함해 총 30년의 요리 경력을 지닌 장 대표의 손맛이다. 그는 2㎏ 이상 크기의 국산 참돔을 잡아 껍질째 반반씩 포를 뜬 다음 방금 끓인 물을 커피드립하듯 정성껏 껍집에 붓고 곧바로 얼음물에 담그는 방식으로 '참돔 유비끼'를 만든다. 특히 쫄깃쫄깃하고 탱글탱글한 식감을 위해 얼음물에 소금을 녹여 넣는다.

장 대표의 손맛이 밴 '참돔 유비끼'는 손님 한 사람당 10~12점을 맛볼 수 있다. 두 사람이든 열 사람이든 무조건 한 사람당 3만 5000원이다. 멍게, 전복, 산낙지 등 싱싱한 해산물과 가오리찜, 회무침, 꼬시래기, 청어구이, 새우·고구마튀김, 삶은 참치알 등이 함께 나와 입맛을 돋군다.

'참치회'도 인기다. 100~150㎏짜리 참치의 안창살과 뽈살, 턱살, 뱃살 등 가격은 비싸지만 맛있는 부위만으로 차려진 탓에 한 사람당 5만원, 8만원을 받지만 '참치 마니아'들이 즐겨 먹는다.

장 대표는 특히 손님이 드실 음식을 맛있게 준비하고 제대로 접대하기 위해 낮 장사는 않고 오직 저녁 장사에만 '올인' 한다.
20년 넘게 지켜온 자신과의 약속이다. 고객들도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장 대표는 "손님들이 돈을 내고 음식을 드신 뒤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초심으로 힘이 닿는데까지 정성껏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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