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온라인 장례', '드라이브 스루 장례' '...新풍속

      2020.06.10 10:47   수정 : 2020.06.10 10:47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 코로나19 확산으로 최근 일본에서는 '온라인 장례식'이 신종 풍속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대면 접촉을 피하려는 전반적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장례업체들이 온라인 장례 프로그램, 드라이브 스루 장례 등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중순 아키타현에선 상복을 입은 고령의 한 여성은 자택 내 불단 앞에서 도쿄에서 진행된 시누이의 장례식을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함께했다.

도쿄 장례식 현장엔 유족 등 5명만이 참석했다.이 여성은 분향 시간에 맞춰 자택 불단에 향을 피웠다.
코로나 확산으로 도쿄까지 장례식 참석은 아예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인터넷 장례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온라인으로 장례에 참석한 것이다. 최근 마이니치신문은 '코로나가 바꾼 이별의 형태'라며 이런 사연의 온라인 장례식 및 유골 운반대행업을 소개했다.

도쿄 미나토구 소재 라이프 엔딩 테크놀로지라는 장례업체는 지난 4월 중순 온라인 장례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업체는 5월까지 약 한 달간 온라인 장례식만 50건 가량 실시했다고 밝혔다. 업체와 상담에 나선 유족들은 "장례식을 치르자니 코로나 감염 우려로 인해 주위의 눈치가 보인다"거나, "장례식에 사람이 모이지 않을 것"이란 이유를 댔다.

해당 업체는 이번에 처음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발빠른 업체들은 약 2년 전에 비슷한 형태의 장례 프로그램을 선보인 적이 있다. 2017년 12월 나가노현 우에다시에 위치한 장례업체 '우에다 미나미 아이 쇼뎅'는 차 안에서 분향을 하는 드라이브 스루 장례를 진행했다. 당시엔 "장례식의 간소화를 조장하느나"는 비난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비대면 장례식이 '호황기'를 호황기를 맞으면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코로나로 가족이 사망한 경우, 남은 식구들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면서 장례 자체를 직접 치르기가 어렵다. 이 경우엔 유골 운반 장례업자가 화장된 유골함을 자택 앞까지 운반, "지금 (집 앞에)놓아뒀습니다"라고 유족 측에 전화를 걸고 사라지면, 잠시 뒤 유족 중 한 사람이 유골함을 안고 자택으로 들어가는 안타까운 상황도 벌어졌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런 상황을 빗대 "마치 인터넷에서 구입한 상품이 아파트 택배 박스에 도착했을 때와 같다"고 표현했다.

코로나 감염자가 사망할 경우 비투과성 백에 담아 밀봉한다. 감염 예방조처를 한 상황이라면 고인과 화장전 마지막 대면도 가능하지만, 유족 측이 이를 거부하거나 장례업자가 감염을 우려해 못하게 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과 고령, 비용 등의 문제로 성묘를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고 싶은 수요를 반영해, 유튜브 생중계로 보여주는 대리성묘도 등장했다. 최근 아사히신문도 온라인 장례를 보도하며, 코로나가 일본의 장례 풍경을 순식간에 바꿔놓았다고 전했다. 우선, 유족을 위로하는 밤샘 조문 문화도 사라지고 있다.
도쿄 다이토구에 소재한 한 장례업체는 지난 3월 10건의 장례를 치렀지만 밤샘 조문을 받은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다. 참석자들도 가족 3~5명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일본 매체인 동양경제는 "긴급사태 선언이 해제돼 이런 온라인 장례가 다소 완화될 수는 있겠으나, 코로나 영향으로 경기 불안 등으로 예전과 같은 성대한 장례식을 치르는 경우는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최근 분위기를 설명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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