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적금 중도해지이율도 인하… 고객 이탈 가속화 우려

      2020.06.07 18:19   수정 : 2020.06.07 18:19기사원문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상품금리 인하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도해지이율과 만기후 이율까지 하락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초저금리 가속화로 수신금리가 계속 떨어지자 중도해지이율과 격차가 줄면서 조정이 불가피하다는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고객들 입장에선 중도해지이율이 하락하면 그만큼 기대 수익도 줄어들 수 밖에 없어 고객 이탈 가속화가 우려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가 0.5%로 인하되면서 중도해지이율과 만기후 이율도 하락하고 있다. 중도해지이율은 예금상품에 가입할 때 설정한 만기일 이전에 가입자가 해지시 적용하는 금리다. 은행은 만기까지 예금상품을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일정 이율을 보장하는데 만기 이전에 해지하면 은행 입장에선 손해를 보기 때문에 약속한 이율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게 된다.

이 때문에 KB국민은행은 지난 5일부터 국민수퍼정금, 일반정기예금 등 거치식 상품 11종과 KB마이핏적금 등 적립식 상품 32종 등 수신상품의 중도해지이율을 하향 조정했다. 해당상품들의 중도해지이율은 예치기간별로 상이한데 일제히 최저금리가 하향 조정됐다.
만기 1개월~3개월 상품의 최저금리는 0.3%에서 0.1%로, 3개월~6개월은 0.5%에서 0.1%, 6개월 이상은 0.5%에서 0.2%로 각각 하락했다.

하나은행도 이달부터 수신금리 조정과 함께 중도해지이율을 내렸다. 희망키움통장과 내일키움통장의 1개월 미만 중도해지이율은 0.2%에서 0.1%로, 3개월 이상~ 1년미만은 0.8%에서 0.5%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수협은행도 거치식예금과 적립식예금상품의 중도해지 최저금리를 일제히 0.1%로 하향 조정했다.

이들 은행들은 수신금리 인하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1개월 이상~3개월 미만 정기예금상품의 금리는 기존 0.5%에서 0.25%로 하락했는데, 중도해지이율을 조정하지 않으면, 오히려 중도해지이율이 0.3%로 만기보다 더 높은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만기이율과 중도해지이율간 금리 차가 얼마나지 않아 오히려 역차별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신금리를 내리더라도 중도해지이율까지 조정하는 경우는 흔치않은 일인데 그만큼 초저금리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며 "은행들이 마른 수건을 다시 짜는 느낌으로 수익성방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중도해지이율 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예적금 금리 인하에 이어 중도해지이율까지 하락하면 은행 상품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어 고객들의 이탈도 가속화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제로금리시대가 본격화되면서 5월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정기예금에서 7조9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이 같은 순유출은 5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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