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에 의료진·학생·시민 고통 가중…방역 비상
2020.06.09 17:00
수정 : 2020.06.09 17:00기사원문
폭염 시즌이 도래하면서 코로나19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낮 기온이 33도 이상 오르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9일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때이른 무더위로 온종일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업에 임해야 하는 학생들과 교직원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탈진자 발생, 37도 웃도는 학생 속출
9일 교육당국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서울 동남권 및 동북권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올해 들어 서울 첫 폭염특보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마스크를 쓴 채 역대급 무더위를 보내야 하는 학생과 교직원들은 걱정이 앞선다.
모든 학생과 교직원들은 교실과 복도 등 실내공간에서 보건용·수술용·비말차단용·면마스크 등 가운데 하나를 골라 상시 착용해야 한다.
예외 규정을 둬 머리가 아프거나 숨이 차는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잠시 벗도록 허용했지만, '역대급' 더위가 예고된 올 여름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학생과 교직원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양(17)은 "예년과 달리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등교하다 보니, 등굣길에서 부터 덥고 땀이 나는데 마스크를 함부로 벗을 수 없어 무척 힘들다"며 "수업시간 역시 무더운 날씨 때문에 집중이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차라리 비대면 수업으로, 집에서 마스크를 벗고 공부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B교사는 "1교시 수업만 마쳐도 벌써 마스크가 다 젖을 지경"이라며 "하루에 3~4시간 정도 마스크를 쓴 채 수업을 하면 퇴근해서도 어지럼증이 느껴진다"고 호소했다.
초등학생 학부모 C씨는 "어른들도 1∼2시간만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답답한데 하물며 아이들이 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며 "교육당국에서 적절한 조치나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했다.
■보호복착용 의료진 스트레스 가중
코로나19 방역 일선에 있는 의료진들도 폭염 탓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의료진이 폭염 앞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무더위 속에 방호복을 입은 탓에 온 몸이 땀투성이지만 하루 여덟 시간 넘게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는 실정이다.
일례로 9일 인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중학교에서 코로나 검사를 지원하던 보건소 직원 3명이 쓰러졌다. 이들은 낮 최고기운 31도 날씨에 갑자기 설치된 워킹스루에서 두꺼운 보호복을 입고 지원 업무를 하다가 탈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찜통 더위속에 마스크 착용해야 하는 시민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외부활동을 해야 하는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데다 가격도 저렴한 델탈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각에선 공급 부족 우려도 나온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