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머리에 '살상용 화살' 쏜 40대, ‘다시 법정 선다’

      2020.06.10 08:07   수정 : 2020.06.10 08: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군산=김도우 기자】 고양이 머리에 사냥용 화살을 쏴 부상을 입힌 혐의(동물보호법위반)로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 형을 선고받은 40대가 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10일 전주지법 등에 따르면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1심 재판부가 A씨(47)에게 내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판결에 불복해 지난 5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전북 군산시 자신의 집 마당에서 사냥용 화살촉을 길고양이의 머리에 쏴 부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1심의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선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구형했다. 한편 A씨는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해 5월 전북 군산시 오룡동 자신의 집 마당에서 사냥용 화살촉을 길 고양이 머리에 쏴 부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과 경찰 등에 따르면 동물자유연대는 ‘군산 길고양이 돌보미’ 로부터 군산 대학로 일대에서 머리에 못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박힌 채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제보를 받은 동물자유연대는 지난해 7월21일, 고양이를 구조한 뒤 광주동물메디컬로 이송했다. 당시 고양이는 두부 창상에 왼쪽 눈까지 실명되는 등 심각한 상태였다.

엑스레이 촬영 결과 고양이 머리에 박힌 것은 못이 아니라 화살촉으로 판명됐다.

이 화살촉은 ‘브로드 헤드’라 불리는 것으로, 동물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히기 위해 화살촉에 3개의 날이 달려있는 제품이다. 단시간에 과다출혈을 입히는 등의 위험성 때문에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고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해 7월29일 군산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4개월에 걸쳐 인근 대학로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한편, 화살촉 구매 경로를 추적한 끝에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경찰에서 “고양이를 쫓아내기 위해 그랬다”며 범행을 인정했다. 법정에서도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죄질이 좋지 않지만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면서 A씨에게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집행유예 형이 선고되자 ‘군산 길고양이 돌보미’ 관계자는 “동물을 상대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은 보다 강하게 처벌돼야 한다”면서 처벌수위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한편 길고양이는 수술을 수차례 받은 뒤 건강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명된 왼쪽 눈에는 의안을 삽입했고 현재는 ‘군산 길고양이 돌보미’에서 운영하는 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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