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성 자람푸드 대표 "무안 농산물로 만든 건강즙… 착한 재료로 지역농가와 상생"
2020.06.10 17:08
수정 : 2020.06.10 17:08기사원문
【 무안=황태종 기자】건강즙 전문 회사인 자람푸드의 이의성 대표는 30개들이 한 박스에 9000~1만 5000원인 양배추즙, 양파즙, 비트즙 등을 제조 판매해 연매출 1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고향인 전남 무안군에서 흔하디 흔한 양배추와 양파 등 농산물을 원료로 고부가가치 상품인 건강즙을 만들어 온·오프라인 시장을 통해 유통하는 농촌융복합산업으로 성공신화를 써가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 5월 그를 '이달의 농촌융복합산업인'으로 선정하며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고 더 큰 성장과 밝은 미래를 기대했다.
■무안군 천혜의 자연이 성공의 원동력
이 대표는 "내가 나고 자란 농촌에서 희망을 보았고, 성공의 꿈을 실현해 더욱 더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놀라운 것은 이 대표가 창업에서 성공하기까지 불과 4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17년 6월 자람푸드를 창업하기전까지 너무나도 평범한 삶을 살아온 30대 후반의 가장이었다. 목포대 지적학과를 졸업한 그는 사회복지학을 부전공했던 게 계기가 돼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고 11년간 전남무안지역자활센터에서 저소득층 자립 자활을 위한 창업·취업 지원 업무를 수행해왔다.
그러다 문득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시간을 가졌고, 이제껏 좋은 일은 해왔지만 왠지 남들에게 뒤쳐진다는 생각에 '성공해 잘 살아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창업을 결심했다. 11년간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며 남들의 창업을 도왔던 간접경험이 큰 힘이 됐다.
그는 무안군 천혜의 지역자원인 갯벌과 황토에서 자란 농산물을 활용해 건강즙을 전문 생산하기로 하고 수중에 있던 2000만원을 들고 회사를 차렸다. 친척 3명이 3000만원씩 자본금을 보탰고, 부족한 자금은 금융권과 지인 등을 통해 조달했다. 총 6억여원을 들여 무안군 청계면 남성리에 회사를 차렸다. 이제는 그의 보물단지가 됐지만, 큰 도로에서 3km나 떨어져 있어 차로 5분을 가야 하는 바닷가 농촌이었다.
이 대표는 "고향 무안은 양배추와 양파 주산지여서 무엇보다 양질의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고, 특히 양배추는 수험생이나 학생들의 건강식으로, 여성의 미용식으로 고루 애용되고 있어 성공을 자신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자람푸드는 전통 생산방식을 고수하되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저온추출방식을 도입해 건강한 맛과 함께 원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렸다. 재료는 회사에서 직영하는 1만평 규모의 농장과 인근 농가와의 계약재배를 통해 최상품을 조달했다.
회사는 창사 첫해 4개월간 1억 6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이듬해에는 '착한 톡톡'이란 친숙한 이미지의 브랜드 개발과 인터넷 오픈마켓 입점,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입점 등을 계기로 인지도가 크게 상승하면서 매출도 신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착한' 가격을 고수하다보니 수익성이 낮은데다 기대 만큼 판매도 늘지 않아 재고물량까지 쌓이면서 경영난을 겪게 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창업 및 시설확충 자금을 빌려줬던 지인들도 채무상환을 독촉해왔다.
그는 당시 이러다가 정말 망하겠다는 불안감과 우울증에 시달렸고, 힘든 상황을 고려해 폐업까지도 고려했다고 한다. 그러나 말이 폐업이지 사실상 남의 돈으로 회사를 차린 탓에 보증이며 평판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쉽게 망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 다시 초심을 되찾고 경영분석에 들어갔다. 제품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특히 홈플러스에 입점하는 과정에서 회사 측과 전문가들로부터 수차례 컨설팅까지 받았던 터라 거의 완벽했다. 문제는 마케팅이었다. 회사 초창기에 빠른 성과를 내기 위해 판매대행사를 활용한 게 한계점에 다다른 것이었다.
■해외시장 다변화… 신상품 개발 박차
이 대표는 곧바로 직접판매 체제로 전환하고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했다. 6~7명의 마케팅 전담 직원을 뽑아 함께 공부하며 역량을 키웠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곧 망할 것 같았던 회사는 그해 25억 8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우뚝 섰다. 한 민간단체가 주관한 소비자 만족도조사에서 건강즙 부문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에 수출도 시작했다. 이듬해인 지난해에는 57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코로나19로 극히 어려운 상황인데도 1분기에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해 연매출이 80억~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람푸드는 최고급 제품 생산과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설비를 계속 보안해 총 2193㎡ 크기의 가공동과 세척·실링실을 갖춘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계약농가도 10여곳으로 늘렸다. 자람푸드는 지난해 양배추 873t, 레드비트 421t, 적양파 214t 등을 도매가보다 높은 가격에 선결제방식으로 구입해 농가 소득 증대에 큰 도움을 줬다.
제품도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순수양파즙, 적양파즙, 양배추즙, 양배추브로콜리즙, 호박즙, 도라지배즙, 레트비트즙, 사과비트즙, 석류즙, 빨간양배추즙 등으로 다양화했다. 올해는 전남생물산업진흥원 해양바이오연구센터와 협력해 해조류 등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 생산 및 판매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해외시장 다변화로 지난해 6만 달러에 그쳤던 수출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무안군 승달장학금 후원, 지역 취약계층을 위한 기부금 전달 등 기존에 해왔던 사회공헌 활동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총 19명의 지역청년을 채용해 청년일자리 창출과 인구유입에 기여한 공로로 전남도 주관 '2019년 인구늘리기 시책평가' 기업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2019년 무안군 일자리창출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만큼 직원들에게 평생직장이 되도록 복지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의성 대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신제품 출시와 함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해외 판촉에도 힘쓰겠다"며 "지역 농가와 상생할 수 있는 계약재배 확대로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