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완구 전 울산시장 영면... 많은 울산시민 애도
2020.06.11 11:31
수정 : 2020.06.11 14: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고 심완구 전 울산시장이 모든 생애를 바쳐 자신보다 더 사랑했던 울산에서 영면에 들었다.
11일 오전 9시 울산시청 햇빛광장에서 치러진 시민 영결식 후 고인은 고향인 울산시 북구 천곡의 선영에 몸을 누이고 세상과 작별했다.
영결식에서 많은 울산시민들은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하며 애도했고 영원히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며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했다.
영결식은 고인의 영정이 울산시청 마당에 들어서면 시작됐다. 송철호 울산시장을 비롯해 울산지역 공공기관장과 정치인, 그리고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국화를 보내 고인에게 조의를 표했다.
추모영상은 그토록 울산을 사랑했던 고인의 일화와 업적을 뭉클하게 담아냈다.
이에 대해 송철호 울산시장은 조사를 통해 울산시장으로서 고인의 업적을 되짚었다. 송 시장은 "1997년 울산을 광역시로 승격시키고 최초의 민선 울산광역시장으로 울산 발전을 위한 확고한 신념과 믿음으로 '산업수도' 울산의 초석을 마련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2002년 한일 월드컵 문수축구경기장을 마련한 것과 울산시민 모두에게 공원 1평씩을 나눠주자면 고 최종현 SK 회장과 뜻을 모아 울산대공원울 만든 일, 울산 신항만을 건설함으로써 동북아 에너지 허브의 교두보를 만든 것 등 울산을 위해 바친 열정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박맹우 전 울산시장 또한 "남들은 작은 거인이라고 말하는데 진정 울산이 낳은 이 시대 거인이었고 이 시대의 어른이었다"며 "정치적 이념보다는 울산과 사람이라는 두 가지 잣대로 옳은 일은 물불 가리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김덕용 김영삼 민주센터 이사장은 대한민국 정치사에 남긴 고인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그리워했다.
김 이사장은 추도사에서 "서울 무교동에서 치술령이라는 식당을 차렸고 당시 울산 출신 야당인사를 비롯한 민주 인사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다"며 "돈을 벌기보다는 정치적, 경제적 더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회상했다. "이후 울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김영삼 대통령과 고난과 운명을 같이하면서 문민정부를 수립했고 또 울산시장에 당선되면서 한국의 민주화를 제도화하는 데 있어 엄청난 축복이자 자랑이었다"며 "지금도 김영삼 대통령에게 울산의 광역시 승격을 간곡하게 건의하던 모습이 생생하다"고 밝혔다.
민우회 김종열 시인은 추모시 '온몸이 울산인 당신'을 통해 "가을볕 좋은 날 울산 곳곳을 돌아본 뒤 남산 민물 매운탕 집에서 점심이나 하자던 그 약속을 지켜달라, 매운탕은 우리가 살 테니 떠나버린 그 약속 지켜주십시오"라며 고인의 죽음을 애통해 했다.
장남인 심경훈 씨는 유족을 대표해 "영결식을 준비해 주신 울산 시민과 울산시에게 감사하며 덕분에 아버지의 마지막길은 외롭지만은 않게 됐다"며 이 고마움을 오랫동안 마음에 간직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1938년 울산에서 태어난 심 전 시장은 부산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했으며 1972년 신민당 총재 보좌역을 역임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제12, 13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1985년 12대 총선에서는 울산 울주에서 민한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는 울산 남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3선에 실패한 심 전 시장은 한국전력 경영 고문으로 일하다 1995년 7월 울산시장으로 취임해 2002년 6월 퇴임까지 민선 1·2대 시장직을 맡았다. 1997년 기초자치단체인 울산시가 경남도에서 분리돼 7월 15일 울산광역시로 승격되면서 첫 울산광역시장이 됐다. 이듬해 시장 재선에도 성공한 심 시장은 모든 여생을 울산발전에 헌신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