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에 밀린 앞다릿살, 단체급식 막히자 냉동고에 가득

      2020.06.12 07:23   수정 : 2020.06.12 17:14기사원문
서울시내 대형마트©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학교 급식장 운영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돼지고기 저지방 부위 재고가 쌓여가고 있다. 삼겹살·목살과 달리 가정에서 소비되지 않기 때문에 단체급식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반전이 쉽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늘어나고 있어 학교 급식이 언제 정상화될 지 가늠이 힘든 상황이다.



12일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5월 넷째주 기준 돼지고기 앞다릿살(냉장) 공장출고가격은 1㎏당 6350원으로 첫째주(6975원)보다 9% 하락했다.

앞다릿살 가격은 정부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다리 부위는 삼겹살·목살과 달리 선호도가 떨어진다. 기름기가 적어 굽는 요리를 즐겨 먹는 한국인에겐 인기가 없다. 가격이 저렴한 탓에 급식·뷔페·군부대에서 주로 소비된다. 반면 소비자들은 기존에 즐겨 먹던 삼겹살·목살을 더 찾았다. 한우는 사상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급식업계 관계자는 "급식장 돼지고기 선택은 고객사 요구에 따라 달라진다"며 "아무래도 가격이 저렴한 국내산 다리 부위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코로나19 탓에 개학이 늦어지면서 학교 급식장 운영 중단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확진자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급식장 재개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태원에서 시작한 확진자가 수도권으로 번지면서 등교 자체를 중지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또 다른 급식 업체 관계자는 "회사 급식장 매출은 재택근무와 거리두기 운동으로 곤두박질쳤다"며 "올해 학교 급식 매출은 '0'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우려했다.

학교 급식장 문이 닫히면서 식자재는 쌓여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3월 이후 학교급식용 식자재 약 14만톤이 학교에 납품되지 못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중 육류는 1만6576톤 수준이다. 냉동 보관이 불가능한 채소류는 폐기되는 실정이다. 일부 학교에서 희망자를 대상으로 급식을 제공하고 있으나 완전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서울 소재 대학교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대체하고 있고 등교 역시 확정하지 않았다"며 "교내 급식장도 직원용만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공급자가 판로를 다양화하고 출하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입은 모은다. 대기업과 유통기업이 소비 촉진 운동을 지속해서 추진하는 것도 식자재 소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이마트가 어려운 농가지원을 위해 감자와 고구마를 대량 매입해 판매한 것이 좋은 예다. CJ프레시웨이도 지난 4월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해 농수산물을 CJ더마켓에서 판매했다.


식자재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면서 1학기 급식장 재개는 불투명하다"며 "소비자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방송 매체에서 비선호 부위 소비 촉진을 벌이면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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