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 미국 에너지·산업재·경기소비재 기업 부실 우려↑"

      2020.06.14 12:00   수정 : 2020.06.14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이후 미국 정책당국의 적극적 유동성 공급에도 에너지, 산업재, 경기소비재 기업을 중심으로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 '코로나19 이후 미국 기업 부실화 가능성 점검' 보고서는 "미국 기업의 유동성 부족 문제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지원계획 발표 이후 완화됐지만 개별 업황, 지원대상 여부에 따라 차별화되는 모습"이라고 이 같이 밝혔다.

한은은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자회사가 제공하는 컴퓨스태트(Compustat) 서비스의 기업 데이터를 이용해 코로나19 충격 이후 취약기업군을 추정했다.



업종별로 보면 △원유, 석유제품 등 에너지 △항공, 기계장비 등 산업재 △숙박, 음식 자동차 등 경기소비재 등이다. 더구나 이들 업종은 단기 유동성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부채상환부담이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에너지, 산업재, 경기소비재 등은 단기 유동성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부채상환부담이 높은 편이며 이자보상배율(ICR) 1미만 기업도 다수여서 향후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부 자금조달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분석대상 기업의 22.2%가 부채상환, 운영자금 소요 등으로 보유 현금이 1년 내 소진돼 단기 유동성 위험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에너지, 산업재, 경기소비재 등은 현금소진 위험기업 비중이 높아 단기 유동성 충격에 취약하고 부채상환부담이 높은 편이었다.


코로나19 충격 이후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ICR 1미만 기업의 비중이 에너지·산업재·경기소비재 등을 중심으로 늘어난 점도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올해 ICR 1미만 기업의 비중(분석대상기업 기준)은 전년대비 7.0%포인트 늘어난 11.9%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종별로는 에너지(37.1%), 산업재(18.3%), 경기소비재(8.3%)에서 ICR 1미만 기업 비중이 높았다.

아울러 최근 취약업종들을 중심으로 고금리 투기등급 회사채 비중이 증가하는 등 부채의 질이 악화되고 있어 에너지, 산업재, 경기소비재 업종의 부도 및 신용등급 강등 위험이 증가 중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충격에 취약한 에너지, 산업재, 경기소비재 업종 내에서 기업들의 도산이 증가하면 관련 업종의 고용·생산 비중 등을 고려할 때 경기회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여타 업종에 비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기업 실적 부진이 계속될 경우 생산성이 낮은 '좀비기업'이 양산되거나 구조조정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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